여야가 25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정당정책토론회에서 복지정책의 방향과 재원조달 방안을 두고 또다시 정면 충돌했다.
점진적 복지확대에 방점을 둔 여당은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론’을 재천명했지만, 야당에선 정부여당의 입장이 안일하다고 비판하며 보편적 복지를 위한 증세가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토론에 나선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인 안종범 의원은 “무책임한 복지실현으로 세금시한폭탄 만드는 것보다 복지정책과 재정 함께 가는 책임지는 현실복지가 중요하다”면서 복지확대 필요성엔 공감하되 증세론엔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감면 축소 노력을 기울인 뒤에도 복지재원이 부족하다면 세율 인상과 복지조정 등에 대한 국민합의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야당에서 제기한 정부의 복지공약 후퇴론엔 “역대 어느 정부에서 공약을 지키기 위해 재원조달계획을 발표하고 실제 예산안에 반영했었나”라고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정의당 등 야당은 특히 정부의 기초연금공약 수정을 고리로 정부여당의 복지공약이 후퇴했다면서 재원조달을 위해선 결국 부자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책위 제4정조위원장인 김용익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가 어려워서’ 기초연금을 더 줄 수가 없다는 말씀은 ‘정부재정이 어려워서’라고 해야 맞다”면서 “정부재정이 부족한 것을 경제가 어렵다고 얼버무리지 말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 정부 재정이 전체경제에서 지난해 기준 30.2%에 불과해 OECD 평균인 42.7%(2012년)에 크게 못미친다고 지적, 국가재정 규모를 늘려 복지확대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고소득층 증세를 앞세운 보편적 증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정의당 정책위의장인 박원석 의원도 정부의 내년도 세제개편안을 “부자감세 만회하기 위해 월급쟁이, 영세자영업자 주머니 터는 또 다른 재벌, 대기업 특혜 개편안”으로 규정하며 복지재원 조달을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 감면을 안일한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증세 없는 복지는 복지를 하지 않겠다는 말”이라면서 소득세, 법인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납세의무자에게 해당 납부세액에 대해 10~20%를 추가로 부과하는 사회복지세 도입 등 ‘공평과세·복지증세’를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정당법 제39조에 따라 정당이 정강·정책을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알리는 토론회로 오전 10시부터 MBC여의도 스튜디오에서 열렸으며 KBS, MBC, SBS를 통해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