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고위 경제관료와 재정학자 사이에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대통령 임기 내 국가부채 증가한도 법제화하고 페이고(Paygo)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가부채가 올해 500조원, 2017년 6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증가속도가 빨라지면서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대표를 맡고 있는 건전재정포럼은 20일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정책토론회 겸 수요정책포럼을 열고 현 국가부채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엄격한 재정준칙의 법제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포럼은 재정준칙 5계명으로 △세입세출 예산의 수지균형원칙 준수 △대통령 임기 동안의 국가부채 증가한도 법제화 △페이고 제도 도입 △공공기금의 부채한도 국회 승인 △국영기업과 지방공기업 재정 수지균형 준수 의무화 등을 제시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입법작업을 마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특히 대통령 재임 중 재정건전성 유지 의무를 부여, 임기 동안의 국가부채 증가한도를 법제화하고 연도별로 국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페이고 제도를 도입, 새로운 의무지출 도입 시 이에 상응하는 세입증가 방안 또는 다른 지출의 축소방안을 제시토록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가운데 이에 긍정적인 정부여당과 국회 입법권의 침해라며 반대하고 있는 야당 사이에서 정부여당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 같은 재정준칙 운영을 담보할 국회 예산결산 심의절차 개혁 5대 방안도 제시했다.
전년도 회계감사 6월말까지 완료, 예결위 상설화 및 상임위와의 역할 분담 체계 재정립, 국가 5개년 중기재정운용계획의 사전 심의·의결 시스템 확립, 타당성 없는 선거공약 사업의 예산 반영 금지, 국회 예산정책처의 의원 입법안 철저 점검 등이다.
강 전 장관은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10년 전부터 재정준칙을 법제화해 행정부를 견제해왔다”며 “우리가 재정준칙 제도화를 미룬다면 현 정부 출범 초부터 제기돼온 복지공약이행의 비현실성, 국가부채와 증세문제가 계속 논란이 돼 국정운영의 방향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