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LIG손해보험 임직원 가족 여러분!
오늘 저는 너무나 무겁고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임직원 여러분께 이 글을 올립니다.
인생은 흐르는 강물과도 같다고 합니다. 순리대로 흐르던 제 인생의 강물이 바다에 다다르는 마지막 길목에서 예기치 않게 큰 웅덩이를 만났습니다. 결코 비켜 흐를 수도 없고, 이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서는 앞으로 더 흘러갈 수도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좁은 방에 혼자 앉아 많은 날을 보내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깊은 고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실관계를 떠나 사기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제가 금융회사 대주주로 계속 자리하는 것이 LIG손해보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건지??? 대주주로서 LIG건설 경영실패로 야기된 투자자 피해는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지???
이런 모든 고민을 가슴에 품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었지만, 이제 저는 저와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LIG손해보험 주식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LIG손해보험은 저와 임직원의 피땀이 어려있는 LIG그룹의 모체기업입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룹의 모체기업만은 영원히 함께 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기에, 이번 결정을 하기 전까지 망설이고 또 망설이는 깊은 고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투자자 피해보상’의 사회적 책임을 온전히 다하고, 신용이 생명과도 같은 LIG손해보험의 계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지분매각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LIG손해보험 임직원 가족 여러분!
문제의 원인이나 잘잘못을 떠나 평생을 함께 희로애락을 나누었던 LIG손해보험 가족에게 너무 깊은 상심을 드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러한 송구한 마음을 안고 저는 앞으로 진행될 지분매각 과정에서 저에게 요구되는 어떠한 희생과 어려움도 기꺼이 감수하겠습니다. LIG손해보험의 미래를 키우며,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투자자를 찾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LIG손해보험 임직원의 의견은 충실히 반영될 것입니다. 선대로부터 이어온 LIG家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고 長子로서의 사명과 책임을 다하며, 임직원 고용승계를 포함한 임직원 피해는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제 열정을 모두 바쳤던, 제 인생과도 같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말 못할 아쉬움과 회한이 남습니다.
그러나 ‘달이 진다고 하늘을 떠나지는 않는다’는 말처럼, 비록 몸은 회사를 떠나더라도 저는 영원한 LIG손해보험 가족의 일원으로서 회사와 여러분의 발전을 위해 기도하고 응원해 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3. 11.19
구 자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