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은 ‘노(No)’, 서경배님은 ‘예스(Yes)’.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서경배 회장을 ‘서경배님’이라고 부른다.
이는 2002년부터 서 회장의 의지에 따라 실천되고 있다. 직원과의 소통을 소중하게 여기는 서 회장이 꺼내든 비장의 카드다. 즐겁고 창의력 넘치는 일터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권위주의’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해야 기업의 성공도 있다는 것.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호칭은 평등한 조직문화 조성의 첫 걸음”이라며 “2002년부터 모든 호칭을 ‘님’으로 통일해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이 펼치는 소통 경영 중 하나로 정기조회도 꼽힌다. 아모레퍼시픽 전 직원은 매월 첫 출근일엔 8시 30분까지 월례 정기조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사 강당에 모인다.
아모레퍼시픽은 고(故) 서성환 회장의 회사 창립해인 1945년부터 매달 1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조회를 실시해 왔다. 서 회장도 선대 회장의 전통을 이어받아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정기조회를 개최한다. 임직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본인이 해외 출장이나 전시회 등에서 보고 들은 생각도 가감없이 공유한다.
대화 주제는 최근의 국제 동향에서부터 역사, 주역(周易), TV 인기 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 회장이 주재하는 월례 조회는 주입식 훈시가 아니라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것이 가장 특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