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신승훈’, 이제 시작이다 [공연리뷰]

입력 2013-11-10 14:43 수정 2013-11-1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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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순간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가수 신승훈(45)이 또 한 번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했다. 9일 오후 6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2013 더 신승훈쇼-그레이트 웨이브(GREAT WAVE)’를 통해 비오는 늦가을의 밤을 음악으로 적셨다.

▲사진제공=도로시컴퍼니/ CJ E&M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이날 공연의 문을 연 신승훈은 신나는 밴드 사운드로 편곡한 ‘아이 빌리브(I Believe)’로 시작과 동시에 관객을 열광시켰다. 그는 1만여 명의 관객을 향해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는 말로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신승훈은 관객이 직접 만드는 빗소리를 들으며 ‘오늘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를 열창했다. ‘그대’,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가을빛 추억‘이 이어지며 분위기는 점점 달아올랐다.

지난달 발매한 미니 앨범 ‘그레이트 웨이브’에 참여한 후배 가수 라디와 버벌진트가 무대에 올라 공연에 특별함을 더했다. 신승훈은 라디와 ‘그랬으면 좋겠어’를, 버벌진트와 ‘러브위치(Love Witch)’를 각각 부르며 이번 앨범을 통해 그가 시도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제공=도로시컴퍼니/ CJ E&M
60인조 오케스트라와 최정상 사운드의 밴드, 대규모 합창단은 남다른 규모감을 자랑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신승훈은 공연 중간에 삽입된 영상에 1인 2역으로 등장해 자화자찬을 늘어놓는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다. 거침없이 자신을 내려놓는 모습에서 23년 가수의 여유가 느껴졌다.

신승훈은 공연 내내 변화무쌍했다. ‘날 울리지마’, ‘내 방식대로의 사랑’, ‘당신은 사파이어처럼’을 빅밴드 사운드로 편곡해 무대를 휘젓고 다니다가도, 금세 통기타를 매고 자리에 앉아 주옥같은 팝송을 들려주기도 했다. 관객은 ‘오랜 이별 뒤에’를 함께 부르며 체조경기장에 아름다운 울림을 만들었다. ‘내가 많이 변했어’, ‘로미오&줄리엣’, ‘비상’, ‘처음 그 느낌처럼’을 차례로 부르며 힙합, 펑키, 하우스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오갔다. ‘비상’이란 노래 제목처럼 크레인에 오른 그는 수많은 관객에게 다가가 눈을 맞췄다. ‘처음 그 느낌처럼’은 관객과 하나가 돼 신나게 뛰어올랐다.

▲사진제공=도로시컴퍼니/ CJ E&M

2008년 ‘라디오 웨이브(Radio Wave)’ 앨범부터 6년 동안 음악적 실험에 돌입했던 그는 “6년 동안 내가 만든 노래 중 가장 얻은 곡이 ‘나비효과’란 곡이다”란 설명과 함께 ‘나비효과’를 들려줬다. 잔잔히 몸을 감싸는 감동은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쏘리(Sorry)’까지 이어졌다.

공연의 클라이막스는 신승훈 특유의 애절함과 처절함이 살아있는 발라드 무대였다. ‘가잖아’, ‘보이지 않는 사랑’, ‘그 후로 오랫동안’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신승훈’이란 브랜드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신승훈은 오직 목소리만으로 드넓은 체조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공기는 팽팽해졌고, 관객은 압도됐다.

▲사진제공=도로시컴퍼니/ CJ E&M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으로 끝인사를 전한 신승훈은 앙코르 곡 ‘마이 멜로디’로 관객과 아름답게 이별했다. “솔직히 레전드가 되고 싶다. 레전드 오브 레전드가 되고 싶다”는 그의 고백처럼, 이날 공연은 진정한 ‘레전드 신승훈’의 탄생을 한 걸음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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