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을 이유로 항공권 환불을 거부해 온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가 결국 소비자들의 돈을 돌려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어아시아의 ‘모든 항공권에 대한 환불불가’ 내용을 담은 약관조항이 불공정하다고 판단, 이를 시정할 것을 권고하고 같은 약관을 사용하던 피치항공의 불공정약관에 대해서도 자진해 시정하도록 조치했다고 6일 밝혔다.
항공권은 일반적으로 일반 항공권, 상시성의 할인 항공권, 판촉 항공권으로 구분된다. 에어아시아는 11개 등급의 정기성 항공권과 2개 등급의 판촉성 항공권을 최대 74만3115원까지 판매하면서 모든 항공권에 대해 약관을 이유로 환불불가 정책을 시행해 왔다.
특히 판매금액에 공항이용료가 제외돼있고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때 추가로 부담해야 함에도 소비자가 환불을 요구할 때에는 이들을 포함한 전체금액에 대해 환불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피치항공 또한 모든 등급과 종류의 항공권에 대해 전체금액에 대한 환불을 거부했다.
공정위는 환불불가를 규정한 이들 업체의 약관조항은 약관법 제8조에 위반되는 것으로 무효라고 밝혔다. 항공운임과 해약금의 크기, 소비자 혜택 등을 고려할 때 고객이 운임할인으로 얻는 이익에 비해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시정권고에 따라 에어아시아는 앞으로 60일 이내에 환불불가 약관을 시정해야 한다. 공정위는 에어아시아가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 시정명령, 고발 등 필요한 강제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치항공은 지난 7월부터 수수료를 제외한 전액 환불을 하기로 한 바 있다.
아울러 공정위는 판촉항공권에 대해 환불불가를 규정하고 있는 터키항공의 약관 조항에 대해서도 시정을 권고했다. 터키항공 역시 시정권고에 따르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과 고발 등 강제조치가 뒤따르게 된다. 유사한 내용으로 조사를 받은 카타르항공을 약관을 스스로 시정했다.
한편 최근 최근 여행객이 늘어남에 따라 항공 이용도 함께 늘면서 항공권 환불문제와 관련한 소비자 분쟁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 소비자원 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항공사 관련 소비자불만 상담건수는 2011년 2353건에서 2012년 2931건으로 급증했다.
김유태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항공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관련 소비자 불만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를 계기로 관련 업계의 불공정한 환불관행이 개선되고 소비자피해가 구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