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멘토’였던 윤여준, 최장집 두 명의 원로인사가 현재의 한국 정치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쏟아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안 의원의 씽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을 맡았다가 사퇴한 원로 정치학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꿈보따리 정책연구원’ 창립 심포지엄에 발제·토론자로 참석했다.
최 교수는 “오늘날 한국 정치는 책임정치의 부재로 퇴행하고 있다”며 “지난 대선의 핵심 이슈는 복지국가 건설과 경제민주화였지만 현 정부는 선거 이후 6개월도 안돼서 이런 중요한 문제를 공약으로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책임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적 요소”라며 “선출된 대표·대통령·정부는 국민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책임정치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민주당이 강화되는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재차 언급하면서도 “민주당의 오늘날 모습이 이런 기대에 부응할 수준과 내용을 갖추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지난 수년간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에 대해서는 “’민주 대 반 민주’ 같은 진영간 대립 노선을 중심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민주당을 향해 “‘대안정부를 준비하는 노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민주당의 문제점으로는 △공통으로 추구할 이념적 지표의 부재 △미래 비전 및 경제민주화·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정책 프로그램 부재 △파당으로 인한 분열 △당보다 사적 관심사에 매몰된 개별 의원 등을 꼽았다.
한때 안철수 의원의 '멘토'였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이날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윤 전 장관은 “한국 정치는 실종 상태”라며 “여당을 보면 정치를 마치 경제나 성장의 하위 개념으로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두 원로 인사는 자연스럽게 안 의원의 신당 창당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최 교수는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며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나온 이후에는 그쪽(안 의원 측)과 커뮤니케이션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윤 전 장관은 “창당 자체보다 창당의 내용이 중요하다”며 “지향하는 새 정치의 내용과 그것을 구현하는 사람 등 2가지가 국민의 공감을 받으면 탄력을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