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공포가 바꾼 유통시장] “오염수가 무서워”… 수산물 매출 직격탄

입력 2013-11-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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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롯데마트 명태 판매 41.2% 급감… 주요 홈쇼핑사 생물 수산물 무기한 중단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해 9월과 비교해 5.3% 줄었다.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매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3분기 대형마트 매출도 4.3% 감소해 작년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대형마트 매출 부진은 일본 방사능 우려에 따른 수산물 매출 감소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형마트들은 각종 기획상품전에 수산물을 등장시키며 매출 회복에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급기야 사상 처음으로 국내산 새우를 수입산보다 싸게 파는 이벤트도 생겨났다. 생물을 취급하던 홈쇼핑 업체들도 방사능이 쟁점화된 이후 아예 판매를 중단했다.

◇국내산 수산물 매출 급감…대형마트 ‘시름시름’= 일본 방사능 오염에 대한 소비자 불안 심리가 깊어지면서 국내산 수산물 판매가 계속 감소 추세다.

롯데마트가 8월 주요 수산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인기 생선인 고등어와 갈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6%, 11.8% 감소했다. 특히 명태가 66.3% 감소하며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체 수산물 매출은 13.2% 감소했다.

9월 상황도 마찬가지다. 고등어와 갈치가 각각 19.6%, 9.3% 감소한 가운데 명태는 41.2%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체 수산물 매출은 14.4%나 뚝 떨어졌다.

이마트에서도 올 들어 갈치 매출을 분석한 결과 1~7월 갈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지만, 방사능 오염 유출이 이슈가 된 8월엔 3.1%가량 감소했다. 9월 들어서는 무려 35.6%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김석 이마트 수산물 바이어는 “최근 제주산 은갈치가 일본 방사능 유출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에서도 방사능 이슈 이후 고등어, 명태 등의 평균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40%가량 감소했다. 홈플러스 측은 “일본산 수산물을 전혀 취급하지 않고 있다”며 “전체 수산물 매출은 평균 10%가량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는 고스란히 대형마트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9월 대형마트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 감소를 견인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대형마트 매출 비중의 55% 이상을 차지하는 식품이 사실상 대형마트 매출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이라며 “9월 대형마트 매출은 일본 방사능 유출에 따른 소비 불안 및 적조 현상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까지 겹쳐 식품부문이 역성장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10월에도 이 같은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 방사능 공포가 여전히 지속되면서 국내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 ‘판매 중단’… 재개 여부는 알 수 없어= 홈쇼핑 업계는 생물 수산물의 판매를 아예 중단했다. 일부는 방사능 이슈가 있기 전부터 위생관리 어려움과 수익성 등을 이유로 판매하지 않았지만, 소비자 불안에 따른 수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판매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추석 이전까지만 생물 수산물을 판매하고 이후에는 아예 판매를 중단했다. 방사능 우려에 따른 수요 감소로 판매 재개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오는 7일 연어를 판매하면서 고객 반응을 살펴볼 방침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단 한 번의 방송으로 수산물 방송 편성을 짜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고객 반응을 살펴볼 것”이라며 “좀더 구체적으로 동향을 살펴보면서 판매 전략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은 패션 상품의 수익성이 좋아 수산물 판매를 이미 오래전에 중단했다. 수익성을 이유로 판매를 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도 판매에 대한 구체적은 계획은 없다. CJ오쇼핑 측은 “고객들이 많이 찾는 제품을 방송해야 하지만, 수산물의 경우 고객들이 찾지 않고 있는 만큼 판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GS샵 역시 CJ오쇼핑과 같은 이유로 수산물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GS샵 관계자는 “소비자 불안이 심한데, 수산물을 판매할 동기가 없다”며 “판매 재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식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NS홈쇼핑의 사정은 다르다. 타사처럼 판매를 중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고등어와 갈치는 방사능 타격이 크기 때문에 고객 안전을 이유로 판매하지 않고 있다. 꽃게 철을 맞아 꽃게장이나 전복 등을 중심으로 검사를 거쳐 판매 중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모든 수산물을 대상으로 식품안전연구소에서의 방사능 검사와 생산 현장 불시 점검을 통해 원재료 혹은 판매 대상이 되는 수산물의 안전성 검사를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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