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신(新) 자원의 보고’ 북극해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섰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 먹거리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노르웨이 호빅에서 ‘제21차 한·노르웨이 경제협력위원회’를 개최하고 양국 기업인들이 북극해 항로 개발과 북극 자원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극해는 새로운 해로로 운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무한한 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지역이다. 현재 전 세계 미발견 석유·가스 자원량의 22%가 이곳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오는 2020년 무렵에는 세계 어획량의 37%가 북극해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극해의 성장이 가시화되자 북극해 개발에 나서는 국내 기업들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쇄빙 운항 능력을 갖춘 ‘아이스 클래스(Ice Class)’ 선박을 건조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극해 개발에 앞장 서고 있다. 아이스 클래스는 쇄빙선이 한번 지나가서 이미 얼음이 깨진 자리를 운항할 수 있는 선박이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아틱 클래스(Arctic Class) 선박의 경우 LNG운반선과 광탄운반선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설계 기술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한 상태다. 아틱 클래스는 선박 자체가 직접 선박 얼음을 깨면서 나가는 쇄빙선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이스 클래스 선은 특수 도장 강화 등을 통해 60cm 두께의 얼음으로 덮인 지역도 항해할 수 있다”며 “영하 25도의 혹한에서도 정상 운항할 수 있도록 모든 장비와 파이프, 도어에 히팅시스템을 기본 탑재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아틱 클래스 선박을 건조해본 경험이 있는 국내 유일한 업체다. 지난해에는 극지용드릴십 개발에 성공하는 등 북극항로 개척을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삼성중공업은 2007년과 2008년 러시아 국영 해운사인 소브콤플로트사에 7만톤급 극지용 쇄빙유조선을 인도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에는 내빙 설계를 적용한 ‘극지용 드릴십’을 개발하면서 북극항로 개척 대한 대비에 나섰다. 극지용 드릴십은 영하 40도의 혹한에서도 작업할 수 있도록 선박 전체에 내빙 설계가 적용된다. 때문에 극지용 드릴십의 선가는 10억 달러 이상으로 일반 선박보다 비싸다.
현대중공업도 쇄빙선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과거 아이스 클래스 상선을 다수 건조한 경험이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시장상황과 수요를 지켜 보면서 쇄빙선을 생산할 것이며 관련 기술개발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의 북극해 개발 행렬은 정부의 ‘북극 종합정책 추진 계획’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7월 범정부 차원의 북극종합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 북극정책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