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방송 10주년을 맞이한 작품이지만 주제가가 기억에 또렷이 남을 정도로 ‘대장금’의 파급력은 굉장했다. ‘대장금’은 ‘겨울연가’ 이후 독보적인 한류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황금알을 낳아준 거위 ‘대장금’은 과연 어느 정도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을까.
‘대장금’은 2003년 MBC가 직접 제작했다. 당시 회당 제작비는 1억3000만원. 총 54부작의 전체 제작비로 70억원 정도가 들었다. 이에 비해 ‘대장금’이 거둬들인 경제적 성과는 어마어마하다.
시청률 50%를 돌파할 정도로 신드롬적인 인기를 누린 ‘대장금’은 국내 방영분의 광고 수익만 24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 방송은 물론 재방송도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장금’은 대표적인 한류 드라마로 전 세계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터키, 미국, 중동과 아프리카 등 87개국에 수출됐다. 수출 총액은 약 118억원(1100만 달러)에 이른다.
‘대장금’은 직접적인 콘텐츠 판매 외에도 ‘대장금’이란 브랜드를 이용해 다양한 수익모델을 이끌어냈다. 음식을 주 내용으로 다룬 작품답게 떡, 농산물, 인삼 드링크류 등과 같은 먹거리에 ‘대장금’ 상표를 붙였으며 만화책, 소설, 대본집, 화보집 등 출판물도 발매했다. MBC는 2004년 말 경기 양주에 ‘대장금 테마파크’를 개관해 한류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 모바일게임 등으로도 만들어졌다.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대표적인 사례인 ‘대장금’은 수십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홍익대 고정민 교수는 ‘드라마 대장금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 논문을 통해 ‘대장금’의 국민경제적 효과를 계산했다. 논문에 따르면 ‘대장금’의 생산유발 효과는 1119억원,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387억원, 취업유발 효과는 933명으로 나타났다.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대장금’이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성과를 거뒀다는 점이다. 주인공 이영애는 국가 정상급 외교에 초청될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됐다. ‘대장금’이 마지막 드라마 출연작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톱스타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이영애는 10년 동안 수많은 CF에 출연하고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을 해외에 전파시키면서 국가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이처럼 ‘대장금’은 뛰어난 콘텐츠 하나가 얼마나 큰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고정민 교수는 “대장금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결과적으로 잘 만들어진 콘텐츠의 힘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며 “문화상품이 대중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친숙함과 보편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한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