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했나. 올 가을 가요계는 어느 때보다 ‘우먼 파워’가 돋보인다. 아이유, 가희, 서인영 등 오랜만에 컴백한 여성 솔로 가수들이 아이돌 일색의 음악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아이유(20)는 지난 8일 0시 1년 5개월 만에 신보를 발표했다. 정규 3집 ‘모던 타임즈(Modern Times)’를 통해 스윙, 재즈, 보사노바, 라틴팝, 포크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 눈길을 끈다.
음원 공개에 앞서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 아이유는 “이번 앨범에는 좋은 건 다 담고 싶었다”면서 “앨범에 담긴 장르가 너무 중구난방이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좋은 걸 다 담고 싶은 제 마음을 읽어줬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타이틀곡은 ‘분홍신’으로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구두’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1930년대 빅밴드 스윙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밝고 신나는 곡이다. 라이브와 함께 안무를 소화한 아이유는 “이번 노래만큼 안무 연습을 오래한 적이 없다”고 밝히며 “(음악방송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다면 핸드 마이크를 내려놓고 완벽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여 드리고 싶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성숙함’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아이유는 티저 영상과 이미지를 공개할 때부터 ‘국민 여동생’의 귀여운 매력 대신 섹시한 모습을 선보여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는 ‘입술 사이’ 등 수록곡에도 그대로 이어져 소녀에서 숙녀가 된 그의 성장을 반영했다. 또한 대선배 최백호와 양희은을 비롯해 가인(브라운아이드걸스), 종현(샤이니) 등 다양한 피처링진과 함께 작업해 앨범을 더욱 풍성하게 완성했다.
솔로로 일어선 가희(33)는 10일 두 번째 미니앨범 ‘후 아 유?(Who are you?)’를 발매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일주일에 걸쳐 타이틀곡 ‘잇츠 미(It’s ME)’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그는 타고난 섹시한 매력과 모델 못지않은 콘셉트 소화력을 보여줬다.
소속사 플레디스는 “이번 앨범의 모든 작업에 가희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면서 “이전에 선보이지 못했던 솔직하면서 신선한 매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호소록 짙은 발라드곡 ‘헤어지자’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서인영(29)은 본연의 ‘댄싱퀸’으로 돌아왔다. 지난 4일 공개된 신곡 ‘나를 사랑해줘’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돋보이는 댄스곡이다. 다이나믹듀오의 개코가 피처링과 랩메이킹에 참여했다.
평소 패셔니스타로 잘 알려진 서인영은 백발에 가까운 파격적인 헤어 컬러와 복고 스타일의 톡톡 튀는 의상으로 듣는 즐거움은 물론 보는 즐거움도 충족시켰다.
이렇게 각기 다른 매력의 여성 솔로 가수들이 가요계를 장악한 가운데, 윤종신의 미스틱89에 새 둥지를 튼 박지윤(31) 역시 오랜 공백을 깨고 올 가을 컴백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