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알앤에이 2세, 자사주 매입 ‘꿩먹고 알먹고’

입력 2013-10-0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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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보유지분 인수… 시세차익에 상속효과까지

중견 자동차 고무 부품업체 화승알앤에이 현승훈 회장의 아들 현지호 부회장(42)이 자사주 매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승알앤에이는 전일 장중 주가가 1만84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종가는 1만8350원. 지난 2일 현 부회장은 시간외 매매를 통해 화승알앤에이 지분 94만2938주를 139억원 규모에 매수했다. 계열사인 화승티엔드씨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인수한 것이다.

현 부회장은 이번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분율이 2.3%에서 16.9%로 증가해 현 회장의 지분율(17.9%)을 넘보게 됐다. 계열사 보유 지분을 장외로 사들이면서 사실상 상속과 다름없는 중요한 지배구조의 변화를 이룬 것. 자사주 매입 가격이 지난달 30일 종가인 1만4750원임을 감안하면 자수 매입 효과로 단기간 동안 24%에 달하는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현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 전까지 화승알앤에이의 주가는 박스권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그 이유는 화승알앤에이의 높은 부채비율 때문이다. 2010년 상반기 140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지난해 70억원, 올해 2억원으로 급감했다. 늘어나는 부채로 인해 이자를 비롯한 금융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는 화승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관계기업투자손익 250억원이 일회성 요인으로 발생했다.

화승알앤에이의 부채가 오히려 증가하면서 금융비용을 뜻하는 금융원가가 반기보고서상 2010년 116억원에서 2012년 143억, 올해 151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310%에서 452%로 뛰었다. 수익성 증가로 인한 자기자본 증가에 비해 부채의 증가가 훨씬 컸음을 의미한다. 화승알앤애에의 부채는 1조149억원으로 웬만한 대기업과 맞먹는 수준이다.

BS투자증권은 “화승알앤에이는 자동차 부품주 가운데 저평가 가치주로 꼽히지만 회사의 연간흐름을 고려할 때 차입금 축소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화승알앤에이의 높은 부채비율과 이에 따른 주가 부진이 상속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현 부회장의 화승알앤에이 인수 금액은 PBR(순가순자산비율) 0.3~0.4 수준으로 평가된다. 저평가 덕분에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인수했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 회장 체제가 아들인 현지호, 현석호 부회장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들이 각각 주요주주로 올라있는 화승알앤에이와 화승인더스트리의 분할 등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중견 알짜배기 기업의 경우 공교롭게도 상속시점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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