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국민 기업이자 ‘휴대전화업계의 대부’였던 노키아는 휴대전화 사업을 팔아치웠다. 한때 ‘오바마폰’으로 불리며 스마트폰업계를 이끌었던 캐나다의 블랙베리 역시 매각을 선택했다.
스마트폰업계는 초기 노키아·모토로라·삼성의 3강 체제에서 삼성·애플의 2강 체제를 거쳐 삼성·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의 4강 체제가 굳어지는 형국이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MS다. 후발주자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MS가 노키아의 모바일 사업을 인수하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MS는 지난달 3일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을 통째로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수년간 모바일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쳤던 MS가 노키아 인수를 통해 차기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MS의 노키아 인수는 특히 소프트웨어기업이 하드웨어기업을 점령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MS는 노키아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에 늦게 뛰어들었다는 약점을 극복하고 업계를 주도하는 위치에 서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모바일업계의 합종연횡은 날로 가속화하고 있다. 애플이 지난 2010년 음성 검색 소프트웨어업체 시리를 2억 달러에 사들인 것을 비롯해 MS는 인터넷전화업체 스카이프를 85억 달러에 매입했다.
구글은 모토로라모빌리티를 125억 달러에 인수했다. 애플은 보안 솔루션업체 오센텍을 3억5000만 달러에 샀다. 블랙베리는 거듭되는 실적 악화를 이기지 못하고 최대주주의 인수안을 받아들였다.
당분간 삼성과 애플의 1~2위 다툼이 글로벌 스마트폰업계의 주요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 또한 최근 갤럭시 노트3를 비롯해 갤럭시 기어를 출시하면서 업계 1위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구글 운영체제와 삼성 하드웨어의 결합이라는 큰 그림도 조만간 변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중국 모바일업계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판 애플’ 샤오미의 레이 쥔 CEO는 고(故) 스티브 잡스와 비슷한 옷차림으로 공개 석상에 나서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화웨이 역시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에서 스마트폰업계의 중심으로 거듭나기 위해 약진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애플은 물론 ‘삼성 타도’를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2015년까지 세계 3대 스마트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감안하면 이 같은 목표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샤오미는 자사 제품이 삼성보다 우위에 있다며 삼성을 도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행보에 주목하며 업계의 판도가 뒤바뀔 것으로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