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식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한화그룹의 금융부문 지휘봉을 잡았다. 양 고문은 실무를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한화금융네트워크를 총괄하게 된 양 고문은 그룹 안정화와 더불어 금융부문 역량 강화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한 역할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1일 양 고문을 신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조만간 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그룹 부회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1950년생인 양 고문은 경기고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행시 16회 출신으로 재무부를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과 부위원장(차관급), 수출입은행장 등을 두루 지낸 금융전문가다.
양 고문은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을 비롯해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인베스트먼트, 한화저축은행 등 한화금융네트워크를 총괄하며 경영자문 역할을 할 예정이다. 그는 경륜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룹 안정화에 나서는 한편 한화금융네트워크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번 인사는 김승연 회장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양 고문과 김 회장은 경기고 동문으로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재판 중인 김 회장은 그룹 안정화를 위해 믿을 만한 금융전문가인 양 고문에게 금융부문을 맡기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최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에 대해 징역 3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지만 김 회장의 경영 복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동안 김 회장 곁을 보좌해왔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이 최근 독일로 떠나게 된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은 태양광 사업과 함께 그룹의 양대 핵심 부문이다. 양 고문은 김 실장이 해외에서 태양광 사업을 전담하는 동안 국내에서 금융을 책임지며 김 회장의 경영 공백을 메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김민지 기자 kimm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