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 살고 있는 이모(59)씨는 아래층 이웃으로부터 소음이 심하다며 핀잔을 듣곤 했다. 이씨는 평소 집에서 발뒤꿈치로 걷지 않는 데도 걸음걸이로 인한 소음이 발생한다는 말과 자녀들이 장성했는데도 어린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음 때문에 시끄럽다는 불만까지 들었다.
결국 아래층과 대화 끝에 오해는 풀었지만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두 번쯤 이씨처럼 층간소음 문제로 얼굴을 붉힌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 층간 소음 문제가 살인, 방화 등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면서 더 이상 단순한 이웃 간의 다툼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114가 전국에 거주하는 주택 예비수요자인 20대 이상 성인남녀 554명을 대상으로 ‘2013년 아파트 선호요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파트 내부구조 서비스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층간 소음 해결로 입주민간의 갈등 해소’가 55.4%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위는 신평면 24.3%, 3위는 보안시설 10.5% 등 순이었다.
민간건설사들은 사회문제로 대두한 층간소음을 최소화한 아파트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소음차단 효과가 큰 무량판 구조로 설계하거나 층간소음 완화재 두께를 늘리거나나 윗층에서 들리는 욕수, 배수 소음을 줄여주는 설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층간소음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층간 소음이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부딪히는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며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만큼 적정한 분양가에 층간소음까지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건설사들의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참에 서울을 비롯, 수도권에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로 눈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
층간 소음을 최소화한 특화 아파트 단지로는 △위례 센트럴 푸르지오 △인천 SK Sky VIEW △일산 요진 와이시티 △서초 엠코타운 젠트리스 △수원 아이파크 시티 3차 등이 꼽힌다.
또한 이들 단지는 연말까지 중소형의 경우 양도세, 취득세 등 세제 혜택을 적용하며 각종 이벤트도 실시한다.
대우건설이 다음달 위례신도시 A2-9블록에 공급하는 ‘위례 센트럴 푸르지오’는 공간활용도가 뛰어나고 소음차단 효과가 큰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다.
무량판 구조는 건축물 뼈대를 구성하는 방식 중 하나로 상층부 무게를 모든 내력벽으로 지탱하는 벽식구조와 달리 기둥을 통해 하중을 전달한다. 상하층부 바닥판과 내벽이 하나의 콘크리트 덩어리로 연결된 벽식 구조와 달리 층간소음이 훨씬 덜하다.
가변성이 뛰어나 자유롭게 공간을 구성하고 활용할 수 있어 벽식구조보다 주거 편의성도 높다. 또 슬라브 두께를 무량판 구조 표준바닥구조(180㎜)보다 30㎜를 늘린 210㎜를 적용했으며 층간소음완충재 두께도 표준바닥구조(20㎜)보다 10㎜ 늘린 30㎜를 적용하고 있다.
이 단지는 전용 94·101㎡, 687가구가 분양된다.
SK건설도 같은달 인천 남구 용현학인지구에 ‘인천 SK Sky VIEW’를 공급한다. 이 아파트는 층간소음 완충재의 두께를 일반적인 기준인 20㎜에서 10㎜를 추가한 30㎜를 적용했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40층, 총 26개동 규모에 전용면적 59~127㎡, 3971가구로 구성된다.
요진건설산업은 경기도 고양시 백성동 일대에 ‘일산 요진 와이시티’를 분양 중이다. 지하 4층∼지상 59층짜리 주상복합 6개 동에 전용면적 59∼244m²의 아파트 2404가구와 오피스텔 300여실이 들어선다.
이 단지는 층간소음 최소화를 위해 법정기준보다 70㎜ 두꺼운 250㎜ 슬라브와 30㎜ 완충재를 적용했다.
현대엠코는 서울 서초구 신원동 일대에 들어서는 ‘서초 엠코타운 젠트리스’를 분양하고 있다. 이 아파트도 완충재를 법적기준 20㎜보다 두꺼운 30㎜ 수준으로 만들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인근에 공급되는 ‘수원 아이파크 시티 3차’ 분양에 나섰다. 전용 59~101㎡ 총 1152가구로 이뤄진 이 단지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욕실 층상 배관에 표준바닥구조의 완충재 두께를 20㎜보다 두터운 30㎜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