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불법보조금 문제는 규제기관이 엄포를 놓고, 수백억 원의 과징금을 때려도 뿌리뽑히지 않는다는 게 또다시 증명됐다.
불법보조금 문제는 지난 7월 18일, 방통위가 이통 3사에게 총 66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지 불과 2개월여 만인 9월 중순이후 또다시 도졌다.
범법자가 제재를 받은 지 한두달 만에 또다시 법을 어기는 불법행위가 반복해 이어지고 있다. 왜 그런가?
본질은 법을 지키는 게 손해기 때문이다. 즉 정부 과징금을 맞더라도, 불법보조금을 살포해 신규가입자 유치 혹은 경쟁사 고객을 빼오는 게 기업 입장에서 남는 장사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정한 보조금 상한 27만 원의 2배가 넘는 60만 원대의 보조금이 버젓이 뿌려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불법보조금이 근절되지 않는 데는 제조·이통사 간 가격 담합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100만 원 대의 프리미엄 폰 판매 경쟁으로 무려 1조 원대의 스마트폰 재고가 쌓인 제조·이통사는 어떻게든 팔아치워야 한다.
가장 쉬운 길은 가격 담합을 통한 보조금 지급이다. 수법도 날로 은밀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특정인만 가입할 수 있는 카페 등 온라인 판매, 심야시간 반짝 등장했다 사라지는 ‘번개 영업’ 등이 불법 보조금 영업의 전형이다. 심지어 카페,블로그 등을 통해 단말기가격을 유추할 수 있도록 기호 등을 제시, 보조금 액수를 알리기도 한다. 원래 판매가로 판매한 후, 일정 기간후 돌려주는 페이백 방식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규제 당국은 ‘폰파라치’ 제도를 도입하고, 우체국 알뜰폰 판매를 시작했지만, 결국 피해자는 제값 주고 사는 정직한 소비자다.
개인도 아닌 기업이 매번 불법·탈법행위를 일삼는 데도 미래부와 방통위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정부 처벌이 매번 솜방망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