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저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에 사임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진 의원 국회 보좌관실이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사임하면서'라는 제목으로 배포한 이 서한에서 그는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국민의 건강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기원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그는 지난 20일 한국형 의료시스템 수출 협약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귀국했다가 사퇴설에 휘말렸다.
현지에서 사퇴설에 대해 그는 "복지부 장관으로서 열심히 해 보려고 했는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 생각에 무력감을 느꼈다"면서 "보름 전에 그런 생각을 하고 주변에 말한 건 맞다. 공약 이행 책임 느껴서 그렇다느니 이런건 너무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보고 싶은 게 많은데 예산은 기획재정부가 꽉 쥐고 있고, 인원은 안전행정부가 꽉 쥐고 있고, 복지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25일 사우디에서 돌아온 귀국길에 기자와 만나 "그만두는 것이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해 주변 지인에게 말한 것은 맞다. 하필 외국에 있을 때 이런 얘기가 나온 것이 돼 국민 여러분과 특히 대통령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나오는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서 그는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날 정홍원 국무총리는 진 장관을 불러서 "사의는 없던 일로 하겠다"며 반려하기도 해 사퇴설이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27일 진영 장관이 공식적으로 사의 표명을 한 것이다.
진 장관이 공식적으로 사의를 밝힘에 따라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서울 계동 복지부로 출근하지 않았으며 야당 단독으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진 장관은 새누리당의 3선 의원으로,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대선때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그리고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아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불려왔다
진 장관이 갑작스럽게 사임을 공식 발표한 것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들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부적절한 시기에 부적절한 방법의 사의 표명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한 야당 관계자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다음 주 월요일(30일)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열어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현안보고 및 결산을 받으려고 했는데 그 전에 진영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미 청와대와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본다. 사전에 얘기가 돼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그만두는 장관이 어디있냐"면서 "기초연금 등 복지 이슈가 국정원 다음으로 큰 이슈이다 보니 상처를 많이 입을 가능성 때문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장관으로서 6개월간 해온 것에 대한 평가를 마땅히 받아야 하지만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