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진영 장관 “국민과 대통령께 죄송… 무력감 느꼈다”

입력 2013-09-2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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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기초연금 대선 공약 후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진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63)이 25일 귀국길에 인천공항에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지난 20일 한국형 의료시스템 수출 협약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귀국했다가 사퇴설에 휘말린 진 장관은 이날 새벽 4시50분께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장 일정을 소화하느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평소처럼 웃음 띈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사퇴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체념한 듯 담담한 표정으로 “국민이 요구하는 장관으로서의 역할을 잘 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섰다”면서 “사퇴하는 것이 국민의 도리이고 믿고 맡겨준 대통령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진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설이 불거져 나온 원인으로는 공약 후퇴에 대한 정치적 책임, 청와대와의 불화, 서울시장 출마 등이 거론됐다.

특히 진 장관이 기초연금 후퇴에 대통령 대신 책임을 지려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공약은 장관 차원에서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농담으로라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상당히 와전됐다”며 부인했다.

그는 그만두는 것이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해 주변 지인에게 말한 것은 맞지만 복지부 장관으로서 한계와 무력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진 장관은 “보육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와 서울시가 갈등이 있었는데 그 때 (한계와 무력감을) 많이 느꼈다”면서 “계속 갈등이 있을 때 복지부 장관으로서 마땅한 수단이 없고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출장 중에 사퇴설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그는 “사우디 출장이 워낙 중요했기 때문에 출장을 성공리에 갔다 와야겠다 생각했다”면서 “하필 외국에 있을 때 이런 얘기가 나온 것이 돼 국민 여러분과 특히 대통령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서는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진 장관은 “(서울시 출마설은) 전혀 엉뚱한 추측”이라면서 “이를 위해 사퇴한다고 하면 이것이야 말로 다른 사람은 물론 제 자신을 속이는 일이고 엉뚱한 이야기다. 그렇게 지내오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진 장관의 사퇴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수리할 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사퇴설을 인정한 만큼 공식적인 사의 표명이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진영 장관은 언제 공식적인 사의 표명을 할 것인지, 청와대와 연락했는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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