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한국형 의료시스템 수출 협약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귀국했다가 사퇴설에 휘말린 진 장관은 이날 새벽 4시50분께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장 일정을 소화하느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평소처럼 웃음 띈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사퇴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체념한 듯 담담한 표정으로 “국민이 요구하는 장관으로서의 역할을 잘 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섰다”면서 “사퇴하는 것이 국민의 도리이고 믿고 맡겨준 대통령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진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설이 불거져 나온 원인으로는 공약 후퇴에 대한 정치적 책임, 청와대와의 불화, 서울시장 출마 등이 거론됐다.
특히 진 장관이 기초연금 후퇴에 대통령 대신 책임을 지려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공약은 장관 차원에서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농담으로라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상당히 와전됐다”며 부인했다.
그는 그만두는 것이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해 주변 지인에게 말한 것은 맞지만 복지부 장관으로서 한계와 무력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진 장관은 “보육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와 서울시가 갈등이 있었는데 그 때 (한계와 무력감을) 많이 느꼈다”면서 “계속 갈등이 있을 때 복지부 장관으로서 마땅한 수단이 없고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출장 중에 사퇴설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그는 “사우디 출장이 워낙 중요했기 때문에 출장을 성공리에 갔다 와야겠다 생각했다”면서 “하필 외국에 있을 때 이런 얘기가 나온 것이 돼 국민 여러분과 특히 대통령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서는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진 장관은 “(서울시 출마설은) 전혀 엉뚱한 추측”이라면서 “이를 위해 사퇴한다고 하면 이것이야 말로 다른 사람은 물론 제 자신을 속이는 일이고 엉뚱한 이야기다. 그렇게 지내오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진 장관의 사퇴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수리할 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사퇴설을 인정한 만큼 공식적인 사의 표명이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진영 장관은 언제 공식적인 사의 표명을 할 것인지, 청와대와 연락했는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