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은 1951년 설립된 무역회사 대륭산업이 모태다. 이 회사는 1954년 인천 소월동의 세탁비누 제조업체 ‘애경유지공업’을 인수하면서 ‘애경’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애경유지공업은 1962년 인천공장을 폐쇄하고 서울 영등포로 생산시설을 옮겼으며 1966년 주방용 세제 ‘트리오’를 출시하면서 세제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승승장구하던 애경그룹은 1970년 창업자인 채몽인 회장의 타계로 위기를 맞았으나 채 회장의 부인 장영신 현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아 이를 헤쳐나갔다. 당시 재계에서는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 기업인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많았으나 장 회장은 취임 후 계열사를 10개로 늘리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섰고 1980년대 이후에도 계열사를 잇따라 설립했다.
2000년대 들어 자녀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애경그룹은 항공사업에 뛰어드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애경그룹의 사업구조는 애경유화·애경화학·AK켐텍 등의 화학 부문과 애경산업·제주항공·네오팜 등 생활·항공 부문, 애경개발·AM플러스자산개발·수원애경역사 등의 유통·부동산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모기업 AK홀딩스를 중심으로 국내 36개사, 해외 8개사 등 44개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 중 AK홀딩스와 애경유화, 네오팜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 2012 회계연도 기준 자산 총계는 3조6727억원 규모다.
◇창업주 2세 3형제·사위 가족경영=애경그룹은 창업자인 채몽인 회장의 타계 직후인 1972년부터 장영신 회장이 경영을 이끌다 2004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공식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퇴임했다. 이후 그룹 경영은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을 비롯해 차남 채동석 애경그룹 유통·부동산부문 부회장, 3남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 등이 계열사를 맡아 경영하고 있다. 애경그룹의 사업 확장을 주도한 채 총괄부회장은 사실상 그룹경영을 책임지고 있으며 차남 채 부회장은 애경백화점 등 유통사업을 맡고 있다. 3남 채 사장은 부동산 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장 회장의 외동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과 그의 남편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이 생활용품 및 제주항공 사업부문의 경영을 맡고 있다.
애경그룹 지배구조는 장 회장 일가족이 주요 계열사의 대주주로 있으며 그 밖에 여러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애경그룹 지배구조의 한 축인 지주사 오너 일가는 애경개발과 애경유지공업, 애경PNT, 에이텍, 코스파, 애드미션 등의 지분을 30~100% 갖고 있다. 또 다른 한 축인 지주사 AK홀딩스는 채형석 총괄부회장 형제들과 장영신 회장이 53.21%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AK홀딩스는 애경유화와 애경화학, AM플러스자산개발, 제주항공, AK켐텍, AK S&D 등 매출 규모가 수천억원대 이상인 계열사의 최대주주다. 마지막으로 오너 일가 100% 개인회사인 애경유지공업은 애경산업과 AKIS, 애경PFV-1 등 다수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24개사 매출 2조7190억원=애경그룹은 2012 회계연도 기준 실적 확인이 가능한 국내 24개 법인의 매출 총액은 2조7190억원대다. 이들 법인의 자산규모는 3조7055억원, 부채 총액은 2조3564억원으로 부채비율이 작년 말 174.7%를 기록해 재무안정성은 다소 취약한 편이다. 24개 법인의 영업이익은 918억원, 순이익은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38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AK홀딩스에 중단영업당기순이익 1780억여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매출 기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꼽을 만한 곳은 AK켐텍과 애경산업, 제주항공, 애경유화, AK S&D 등이 있다. 5개 계열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매출은 1조7148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63.1%를 차지한다. 특히 AK켐텍은 작년 말 기준 4008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그룹 전체 매출의 14.7%를 벌어들였다. AK켐텍의 2008년 매출은 900억원대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애경피앤씨와 애경소재를 합병하면서 1740억원, 2011년 3772억원으로 급증했다. AK켐텍을 제외한 4개사는 지난해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