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행해졌던 그간의 ‘성형’ 트렌드가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다. 성형외과가 본래 ‘재건성형’에서 시작했듯 최근 꼭 필요한 사람에게 행해지는 성형수술은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는 재능기부를 통해 성형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무료로 수술을 해주는 성형외과 전문의들의 숨은 노력이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 전경욱 원장(더비단 성형외과)은 최근 재능나눔을 통해 한 청년의 외모를 되찾아줬다. 지인의 소개로 대구의 한 자혜원을 찾은 전 원장은 안면기형이 있는 청년의 딱한 소식을 듣고 무료로 수술을 해줬다.
전 원장은 13일 “안면기형은 원래 5~6차례에 걸쳐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청년은 1차 수술을 국고지원으로 받은 이후 18세가 되자 국고지원이 끊기면서 더 이상 수술을 받지 못했다”며 “다행히 청년의 골격 성장이나 발음 등에 이상이 없어 큰 무리 없이 수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 원장은 성형뿐 아니라 ‘의료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LPK(저신장증) 환자들은 장애인 등록이 되지 않아 보조금을 받지 못합니다. 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 몸이 불편한 사람 위주로 장애인 등급을 주고 있죠. LPK 환자는 고혈압이나 당뇨 등 합병증에 노출돼 있지만 신체 기능에는 아무 이상이 없어 장애 등급을 받지 못합니다. 바로 의료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죠.”
전 원장은 “의사라면 누구나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누군가를 도와주고 치료해주고 싶다는 ‘꿈’이 있다”며 “나는 착한 의사는 아니다. 음지에서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의사분들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그가 의사로서 새긴 직업관은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전 원장은 “의사였던 아버지께서 늘 ‘의사는 지극히 사회적 직업’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앞으로 기회가 되는 대로 재능기부를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