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세계 20여개국에서 방송 중인 다이빙 리얼리티 프로그램 ‘셀러브리티 스플래시(CELEBRITY SPLASH)’ 판권을 정식으로 수입해 23일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를 출범시켰다. 연출을 맡은 신정수 PD는 “‘스플래시’는 상당한 제작비가 투여된 글로벌 포맷으로 화려한 볼거리가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포맷을 수입해 제작에 나선 SM C&C의 정창환 대표는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방영되고 있지만 출연자들의 모습은 다양하게 조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일 신선한 재미를 공급해야 하는 예능계에서 포맷의 다양성은 어느 새 한계에 부딪혔다. 이에 ‘파이널 어드벤처’는 ‘정글의 법칙’과 유사하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K’의 아류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숱한 ‘표절’ 논란 속 예능계의 돌파구는 해외 포맷의 수입이었다. 적법적인 계약으로 인한 수입은 앞선 논란들이 제기될 틈을 주지 않았다.
지난 2002년 폭발적 인기를 얻은 MBC ‘일밤-브레인 서바이벌’ 이후 ‘댄싱 위드 더 스타’, KBS 2TV ‘1대 100’, tvN ‘SNL코리아’, 온스타일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XTM ‘탑기어 코리아’, QTV ‘순위 정하는 여자’ 등이 모두 해외 포맷을 가져온 프로그램들이다. 포맷의 수입은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와 검증된 포맷을 바탕으로 위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가에 붐을 일으켰다. 물론 해외 포맷의 수입이 100%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0년 11월 신동엽, 남희석 등 초호화 MC군단을 내세운 tvN ‘네버랜드’는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혹평 속에 방송 4회 만에 막을 내렸고, SBS ‘작렬 정신통일’, ‘슈퍼 바이킹’ 등은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외국 프로그램 포맷을 수입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국내 시청자의 정서와 가치, 트렌드를 잘 반영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호남대 김명중 교수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보고서 ‘방송 포맷의 권리보호 방안 연구’를 통해 “국내 방송사의 포맷 수입은 아직까지는 체계적이지 않다. 대부분 담당 PD 개인의 안목과 판단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의 기획 과정에서 해외의 포맷을 발견하고 수입하기 희망하면 회사가 개별적으로 구입 의사를 밝히고 거래를 시작하게 된다. 최근 지상파 방송3사를 중심으로 포맷 거래를 담당하는 부서도 생기고 담당 직원을 배치하기도 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방송사 PD들은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은 특정 연예인에 의존한 측면이 강했으나 이제 포맷의 독창성이 시청자의 반응을 결정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저비용 고효율의 외국 인기 포맷을 들여다 방송을 했지만 성공보다 실패한 경우가 많다. 외국 포맷의 국내 제작화에 대한 체계적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