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소설의 주인공도 돼 보고 소설가의 체취도 맡을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봉평을 찾게 되면 누구나 문학기행의 작가가 될 수도 있고 가을날 소설의 잔향을 여유롭게 느끼는 방랑자도 될 수 있다. 또한 가족과 함께 소설 여행을 하며 맛과 멋의 체험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강원 평창 봉평 일대에서 펼쳐지는 효석문화제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올해 첫선을 보이는 메밀꽃밭에서의 캠핑이다.“장이 선 꼭 이런 날 밤이었네. 객줏집 토방이란 무더워서 잠이 들어야지”라고 말한 허생원이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 밭에서 보낸 정취를 캠핑을 하면서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6일 시ㆍ산문 등 문예를 펼칠 제34회 전국효석백일장을 시작으로 7일 마을 내 문학마당에서 ‘메밀꽃 필 무렵’을 각색한 마당놀이가 펼쳐진다. 8일에는 메밀밭 콘서트, 9~11일은 이효석 문학에 대한 해설탐험, 심청전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신놀부전, 신뺑파전이 볼 만하다. 12일에는 화선무, 한량무, 검무 등 우리춤의 진면모를 보여줄 윤정기 무용단의 공연이 펼쳐진다. 14~15일, 21~22일 두차례에 걸쳐 진행될 ‘김형과 7080콘서트’가 분위기를 더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꽃마차 나귀타고 메밀꽃 돌아보기, 봉숭아 물들이기, 전통 찰떡치기, 소설 속 장돌뱅이, 충주댁, 허생원, 동이 등이 등장하는 가장행렬, 캐릭터로 표현하는 황토, 석고마임 등 알찬 행사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소설 속 먹거리도 평창효석문화제가 열리는 봉평 여행의 백미로 꼽을수 있다. 우선 봉평 메밀음식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메밀로 만든 막걸리 한 잔에 전병을 먹으면 소설 속 주인공이 부럽지 않다. 봉평 특산물인 표고버섯과 산나물 등으로 버무려진 곤드레밥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여기에 육질이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송어회가 더해지면 신선이 따로 없다.
이 같은 음식을 ‘메밀꽃 필 무렵’의 허생원과 동이를 이어주는 추억의 충주집 주막에서 맛볼 수 있으니 그 운치는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면 소설 속 배경 중 하나인 흥정천 개울의 돌다리와 나무다리, 섶다리를 건너며 잠시 개울물에 발을 담그면 세상 시름이 절로 사라진다.
올 가을 봉평에 들러 교교한 달빛 아래 메밀밭을 걸으며 소설 속 주인공이 돼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