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 사용을 두고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정면 충돌했다.
이 위원장은 3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700MHz 주파수를 UHD TV용으로 남겨야 한다고 발언했고, 최 장관은 4일 이 위원장이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기로 한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700MHz 주파수 사용은 이미 미래부와 방통위가 공동 연구반을 만들어 사용처를 논의하기로 협의한 내용인 만큼 이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매우 경솔했다는 주장이 방통위 내부에서도 흘러 나오고 있다.
이 위원장이 방송사를 마치 방통위와 한 ‘식구’인 처럼 방송 감싸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 위원장이 미래부를 정면 비판하거나, 미래부와 협의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흘리는 ‘언론플레이’가 몇차례 계속되자, 미래부 국실장사이에선 볼멘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마침 박근혜 대통령이 방송의 날인 2일 "정부가 방송통신 인터넷 융합을 잘 뒷받침해 방송산업을 창조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한지 불과 며칠만에 주무부처 수장들이 정면충돌, 창조경제가 산으로 간다는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해당 주파수를 방송용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미국과 일본 등은 700MHz 주파수를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게 미래부 설명이다.
최 장관과 이 위원장이 충돌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래부가 7월 케이블TV 업체들과 UHD TV 시범 방송을 한 것을 두고 이 위원장은 이를 정면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미래부의 UHD TV 도입을 정면 비판한바 있고, 사건 이후 최 장관과 이 위원장이 직접 만나 UHD TV와 700MHz 주파수 연구반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이 3일 또 다시 700MHz 주파수 대역을 방송용으로 남겨야 한다고 발표, 또다시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700㎒ 대역 108㎒폭 중 40㎒폭은 통신용으로 쓰도록 의결돼 있고, 나머지 부분은 지상파 방송이 쓸 수 있는 UHD TV용으로 남겨두되 통신에서 엄청난 이익을 창출할 방안이 있다면 그것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최 장관도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최 장관은 4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이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우리끼리 그 이야기는 더 안 하기로 했다”며 “아마 방송통신위원회 (전체)의견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이 위원장의 발언을 일축했다.
창조경제 핵심부서인 미래부와 방통위가 주요 사안에서 매번 마찰음을 내면서 두 부처를 분리할때 제기됐던 정책갈등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