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이 월가와 손잡고 해외투자에 본격 나섰다. 그동안 총자산 규모가 184조원에 달하지만 자산운용 수익률이 업계 평균을 밑도는 등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사 자산운용 관련 규제를 완화하자 해외주식 및 부동산 등 공격 투자에 나선 것이다.
삼성생명은 4일 서울 중구 호텔신라에서 뉴욕라이프자산운용(NYLIM)과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자산운용 전략적 제휴’를 공식적으로 체결했다.
삼성생명과 뉴욕라이프는 첫번째 사업으로 각각 2억5000만달러씩 총 5억달러를 공통 투자해 이달 말까지‘삼성-미국 다이나믹 자산배분 펀드’를 출시키로 했다.
펀드 운용은 삼성생명 미국법인은 주식투자를, 뉴욕라이프는 채권투자를 맡는다.
삼성생명과 뉴욕라이프는 추후 공동투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삼성생명의 부동산 운용 자회사인 삼성SRA자산운용과 뉴욕라이프자산운용이 미국내 실물 부동산 투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박근희 부회장은 "해외 부동산은 오피스(사무용) 빌딩 위주로 살펴보고 있고, 뉴욕에서도 건평 1만평 이상의 빌딩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생명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지속된 저금리·저성장으로 인해 국내시장에서의 수익률이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마감한 2012회계연도 삼성생명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4.3%로 2010년 5.8%, 2011년 4.7%에 이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업계 평균인 4.7%를 밑도는 수준이다.
앞서 박 부회장은 “앞으로 연 5%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해외부동산 투자라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4월 삼성화재·교보생명·신한생명·현대해상·농협 등 5개사와 함께 영국 런던 금융가의 사무실 빌딩인‘서티 크라운 플레이스(30 Crown Place)’를 2500억원에 인수했다.
또 지난 7월 초에는 싱가포르 투자청(GIC)으로부터 ‘런던 서티 그레셤(London 30 Gresham)’ 빌딩을 5768억원에 매입했다.
지난 달에는 2000억원 규모의 호주우체국NSW본부 빌딩 인수를 위해 국내 투자사와 막판 협상을 마무리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