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 ‘내일’ 이사장직을 사퇴한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27일 “처음부터 양 정당의 중간에 위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안 의원의 노선을 비판했다.
최 교수는 한 시사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존재하는 양당 속에서 중간 위치를 차지하려 한다거나 양비론을 편다거나 하는 방식으로는, 기존 정당체제에서 종속변수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제3당이 한국 정치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려면 새로운 이념을 내놓는 독립변수가 돼야 한다”면서 “정당에 이념이 없으면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정당에 이념이 존재하지 않으면 임기응변·편의주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이념은 정당의 핵심이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 위한 선행조건”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중간에 위치한 정당으로 결론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처음부터 양 정당의 중간에 위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포지션은 현실에서 양비론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양비론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제3세력화 전략의 문제는 적극적인 대안을 추구하는 내용을 보여주기보다는, 이미 있는 양당 구도에서 중간을 차지하려는 경향”이라며 “이걸로는 넓게는 걸칠 수 있을지 몰라도 지지 세력을 단단히 묶어낼 수가 없다. 느슨해지고, 갈라지고, 쪼개지기 쉽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