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직장인 J씨는 지난달부터 퇴근 후 저녁 시간을 활용해 ‘메디컬 허브 클래스’ 과정을 듣고 있다. 한국다이너퓨처에서 진행하는 이 강의는 메디컬 허브를 이용한 전문 티 블렌딩 교육과 에센셜 오일 블렌딩 교육을 중심으로 한 강의다.
J씨는 피곤함을 감수하고 적지 않은 수강료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아깝지 않다. 허브에 대한 전문 지식을 얻음으로써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기회를 발판 삼아 관련 업종으로의 창업이나 재취업도 꿈꿀 수 있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열쇠라고 여기고 있다.
최근 J씨와 같은 ‘가치소비자’가 소비 시장의 주도층으로 떠오르며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가치소비자란 해당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를 고려해 소비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소비하는데 들이는 비용보다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얻게 되는 자기만족감을 더 중요시 한다. 소비 시장에서는 이들을 잡기 위해 두 가지 키워드를 내세우고 있다.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건강’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유기농, 디톡스, 힐링과 같은 건강 관련 키워드가 업종 불문하고 큰 인기를 얻어왔다. 최근에는 ‘반딧불이’나 ‘핸디페어’같이 실내 환경 클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인기다.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등 실내 유해 세균 번식과 관련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환경에 따른 것이다.
‘반딧불이’는 오존을 활용해 화학적 유해 세균을 제거하는 서비스를 주력으로 내세운다. 최근에는 엔씨소프트 판교사옥 내 기업 어린이 보육시설과 세종시 국립도서관 사무공간에 실내 환경 정화 서비스를 진행했다.
핸디페어는 가전제품 세척, 도배, 인테리어 시공 등을 포함한 ‘생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집안일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하는 1 ~ 2인 가구를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가치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두 번째 키워드는 ‘재미’다.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된 방식으로 상품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예로 ‘점프노리’를 들 수 있다. 이곳은 기존 키즈 카페와 방방 놀이터의 장점만 융합해 만든 신개념 놀이공간으로 인기를 끈다. 트램폴린을 활용한 어린이 놀이공간과 건강한 방식으로 만든 치킨, 피자 등의 메뉴를 파는 카페를 함께 만든다. 아이가 원하는 재미와 부모가 추구하는 재미를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것.
‘까르보네’도 이와 비슷한 경우다. 까르보네는 일반 파스타 전문점과 달리 동화 속 세상을 모티브로 매장을 꾸미고 가격 거품을 뺀 파스타를 내놓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해 정감 있는 캐릭터와 파스텔톤 색감을 이용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크림, 토마토, 올리브 소스를 이용한 스파게티는 자극적이지 않아 어린이 입맛과 어른 입맛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어른만을 위한 공간인 ‘주점’은 더욱 적극적인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제공해야 한다.
’맥주바켓’은 고객이 직접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먹도록 매장을 구성했다. 외부음식 반입도 허용해 고객들이 편안하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하는 고객층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성공한 예다.
일찍이 세계맥주전문점으로 이름을 알린 ‘와바’는 매장마다 맥주신전과 아이스 바를 설치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주점 브랜드로서는 이례적으로 자체 PB맥주 ‘와바 둔켈’을 개발해 내놓기도 했다.
풍성한 이벤트로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법 역시 강력한 홍보 전략이다. 치킨매니아와 공수간은 고객 중심의 이벤트를 꾸준히 벌여 인기를 끌고 있다.
치킨매니아는 8월말까지 청양불고추 치킨을 포함해 신메뉴를 주문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드럼세탁기, LED TV, 김치냉장고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프로야구 정규 시즌 종료 때까지는 야구장에서 치킨매니아 로고를 찾는 고객들 중 추첨을 통해 신화 싸인 기념품을 증정한다.
공수간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Cluture & Fun’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매장 방문 인증샷을 보내는 고객들 중 추첨을 통해 영화 <미스 체인지>, 연극 <극적인 하룻밤> 등의 티켓을 증정한다. 총 390명으로 다른 곳보다 월등히 많은 당첨자를 뽑는 것이 특징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홍보전문가 정보철 이니야 대표는 “가치소비자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상품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