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의 투자로 제주도에 들어올 예정이었던 국내 1호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 설립이 잠정적으로 미뤄졌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22일 “제주도가 승인을 요청한 ‘싼얼병원’은 국내 최초로 설립 신청된 투자개방형 외국의료기관으로 앞으로 신중한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돼 승인을 잠정 보류한다”고 말했다.
해외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진료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사전에 면밀히 분석하고 보완책이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우선 불법적 줄기세포 시술 등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싼얼병원의 설립주체인 차이나스템셀헬스그룹(CSC)이 지난 2월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줄기세포 치료·연구를 시행하는 계획을 포함돼있다. 그러나 국제병원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은 등 모니터링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에 대한 철저한 의료감시체계가 필요하다고 복지부는 판단했다.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이에 대해 제주도가 연 2회 모니터링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겠다는 등 보완책을 제시했지만 아직 내용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됐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성형수술 중 사망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상황에서 미용 성형을 주진료로 하는 싼얼병원이 응급상황에 대한 대응체계가 미비한 점도 승인 보류 이유로 꼽혔다. 앞서 싼얼병원은 한라병원과 진료협력 양해각서(MOU)을 맺었지만 지난 7월 26일 파기됐다. 응급대응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제주도 내에 있는 종합병원과 진료가 필수적이며 한라병원과 맺은 MOU가 파기된 상황에서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복지부 입장이다.
복지부는 “앞으로 전문가 자문회의, 의견수렴 등을 통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우려가 해소될 수 있는 실효적 보완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했다.
한편 최근 제주도를 통해 복지부에 사업계획서 승인을 요청한 ‘싼얼병원’은 중국 천진하업그룹의 한국법인 CSC가 505억원을 들여 설립을 추진하는 외국의료기관이다. 48병상 규모를 갖추고 주로 중국인 부유층을 대상으로 피부·성형·내과·검진센터 등의 의료서비스를 공급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