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22일부터 공단 내 생산 설비 점검을 위해 개성 방문을 시작했다.
22일 오전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는 개성공단을 방북하는 입주기업 관계자들로 붐볐다. 오전 8시부터 속속 도착한 이들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였다. 기업인들은 서로 오랜 만에 만났다며 악수를 나누고 안부를 물었다.
이날 전기·기계업종 입주기업 43개사와 22개 영업소, 유관기관과 당국자 등 267명이 방북했다.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 이후 첫 방문에 기업인들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숙자 만선 법인장은 “그동안 답답했던 일들을 떨쳐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 설비를 점검하고자 한다”고 감회를 밝혔다. 김석철 소노쿠진웨어 대표는 “개성공단 초창기 때처럼 마음이 편안하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동만 빨리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주기업인들은 설비점검을 통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북측 인력과 함께 설비점검을 하고, 녹슨 기계 설비를 교체·수리할 계획이다.
김석철 대표는 “크기가 큰 일부 기계는 매립돼 있는데, 지난번 방북 때 보니 기계가 물에 잠겨 있었다”며 손을 쓸 수 없는 기계를 수리하는 등 전체적으로 보수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학권 재영솔루텍 회장은 “재가동을 위한 설비점검을 하기 위한 것이 방북 목적”이라며 “회사 인원 13명과 북측 근로자 50여명이 함께 설비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인들은 완전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과제로 인프라 복구와 바이어 유치 문제를 꼽았다.
이숙자 법인장은 “가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업이 중요하다”며 바이어의 신뢰 회복 문제를 강조했다. 이어 “공단에 들어간다고 바로 재가동이 되는 건 아니고, 오늘 가서 확인해봐야 재가동까지 며칠이 걸릴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입주기업인은 “전기, 수도 등 인프라가 가장 큰 걱정”이라며 “특히 물 문제가 빨리 해결돼야 생산 준비를 하는데 차질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기·전자, 기계·금속에 이어 23일에는 섬유·신발 기업이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26일부터 30일까지는 전 업종이 방북하게 된다. 방북에 인원제한은 없고 원활한 방북을 위해 업종별로 시간을 조율해 진행한다. 전기·전자, 기계·금속은 오전 8시에 방북해 오후 5시 반에 개성공단을 나와야 한다. 섬유·봉제 기업의 방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반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