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계 대부로 불리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바람이 분다’가 다음달 국내 개봉을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작품은 세계 전쟁 당시 전투기 설계사의 꿈과 사랑을 담은 것이나 전쟁을 미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작품의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는 쇼와 시대(1926~1989년 히로히토 일왕시대)를 산 실존인물인 제로센 전투기 설계자 호리코시 지로와 동시대 유명 소설가 호리 타츠오를 합친 인물이다. 이 작품은 호리코시 지로와 결핵환자로 부잣집 딸이었던 야노 아야코와의 연애와 사별을 담고 있다.
호리코시 지로의 아버지 가추지는 집안이 소유한 미야자키 항공사의 관리자로 일하며 제로센의 방향타를 제작했고 군국주의 덕분에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낸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릴 적 꿈도 비행기 조종사가 된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미화해도 제로센이 진주만 공습에 투입되고 일본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 전투기로 쓰였으며 제조사 미쓰비시 중공업은 조선인을 강제징용해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는 게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또 배경이 된 관동대지진에서 조선인 대학살이 자행됐고 모델이 된 호리코시 지로가 자신이 만든 제로센이 일본군의 대승에 기여했다는데 자부심을 가졌던 인물이라는 점도 논란의 중심이 된다.
네티즌들은 전쟁을 미화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에 개봉되면 잡음이 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일각에서는 영화로서만 이 작품을 평가했으면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교도 통신은 "한국에서 '전쟁을 미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것에 대해 미야자키 감독이 '그 시대를 열심히 살아간 사람을 그 이유만으로 단죄해도 좋은 것인지 의문을 느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통신은 "미야자키 감독이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이 진작에 청산해야했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사과해야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