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꼽은 가장 유력한 최하위 후보는 신생팀 NC 다이노스였다. 9구단으로서 새롭게 프로야구 무대에 가세한 NC는 2차 드래프트와 FA 영입을 통해 즉시 전력감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대부분 신인이나 다름없는 선수들이었기에 탈꼴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NC는 시즌 개막 후 7연패에 빠지며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경기 내용 자체도 그리 좋지 않았다. 선취점을 내면 경기 막판에 뒤집혔다.
반면 선취점을 내주면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선발 투수가 내려가면 불펜은 답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더 심각한 팀은 따로 있었다. NC는 결국 LG 트윈스를 잡고 7연패에서 벗어났지만 한화 이글스는 개막 이후 13연패를 기록했다.
13일 기준 한화는 여전히 최하위다. 승률도 0.299에 불과하다. 올시즌 각 팀은 공히 128경기를 소화한다. 한화는 88경기를 치러 일정의 약 3분의 2를 소화했다. NC가 0.404의 승률로 4할을 넘긴 상황에서 한화의 승률은 더욱 초라하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2할대와 3할대를 오갈 정도다. 오죽하면 “메이저 류현진, 매일져 한화”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30년이 넘는 프로야구 역사상 3할 이하의 승률을 기록한 팀은 단 4팀뿐이다. 1982년 원년의 삼미(0.188), 1986년의 빙그레(0.290), 1999년의 쌍방울(0.224), 2002년의 롯데(0.265) 등이다. 삼미가 기록한 역대 최저 승률까진 아니지만 1986년 그들이 스스로 세운 기록에 근접해 있다.
하지만 현재 한화는 3할 승률도 안심할 수는 없다. 팀 타율은 0.263으로 6위지만 팀 평균 자책점은 유일한 5점대로 최하위다. 팀 득점, 홈런, 도루 등도 모두 최하위다. 반면 실점, 병살타 등은 1위다. 도저히 좋아질 만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NC를 9구단으로 받아들일 것인지의 여부를 놓고 기존 구단 이사회에서는 “신생팀이 3할에도 못 미치는 승률을 기록한다면 프로야구 전체의 인기가 함께 하락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럴 경우 관중 동원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NC가 아니었다. NC는 시즌 초반 고전했지만 이후 고비를 넘기며 리그에 연착륙했다. 하일성 해설위원은 “NC가 강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자신감을 얻었고 앞으로 더욱더 성장이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화는 여전히 암울하다. 후반기 들어 김응룡 감독은 코칭스태프를 물갈이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하 위원은 “승률이 떨어지는 팀들은 대부분 세대교체에 실패한 팀들”이라고 전제하며 “당장의 성적을 위해 유망주 키우기를 등한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화 역시 오랜 기간 이른바 노장들이 팀의 주축을 이뤘고 이들이 성적을 내는 사이 유망주들의 성장은 따르지 못했다. 한화의 부진이 단지 올시즌 일회성이 아닌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