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략결혼의 희생자가 된 운명의 여인…이마사코 회고록 출간

입력 2013-08-14 09:21 수정 2013-08-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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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의 아들이자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 이은(1897∼1970). 이토 히로부미에 의해 11세 때 강제로 일본에 끌려간 영친왕은 타국에서 힘든 삶을 살았다. 그와 함께 고통받은 인물이 또 있었다. 16세 때 한·일 정략결혼의 희생자가 된 이마사코(1901∼1989)라는 여인.

그녀는 일본 황족 나시모토미야의 딸로 일본 황태자비로 거론 됐지만 '한·일 융화'라는 미명 하에 영친왕과 혼인을 맺었다. 그녀는 1916년 8월3일 신문을 보고 자신이 약혼을 한다는 소식을 접한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비 이마사코의 회고록이 최근 '나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비 이마사코입니다'로 출간됐다.

이 책은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비 이마사코(1901~1989, 한국이름 이방자)의 회고록이다. 강용자 씨가 1984년 5월14일부터 10월24일까지 연재한 글을 책으로 내게 됐다.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인 저자 강용자 씨는 지난 6월 타계했고, 저자 원문을 토대로 김정희 씨가 다시 정리를 해서 출간을 하게 됐다.

일본인이자 한국인으로, 황족이자 평민으로, 아내이자 어머니로, 몰락한 왕조의 마지막 황태자비로 살아온 마사코의 삶을 진솔하게 담았다.

그녀는 회고록에서 "망국 한을 되씹으며 몸부림치는 그분을 보며 나는 한·일 융화보다 외로운 그분의 따뜻한 벗이 되고자 했다. 험하고 암담한 인생길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인간으로서 깊은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애틋한 사랑을 토로했다.

그녀는 영친왕의 볼모 생활 56년 동안 그의 내면을 가장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며 지지해 줬다.

그녀는 "내게는 두 개의 조국이 있다. 하나는 나를 낳아준 곳이고, 하나는 나에게 삶의 혼을 넣어주고 내가 묻힐 곳이다. 내 남편이 묻혀 있고 내가 묻혀야 할 조국, 이 땅을 나의 조국으로 생각한다"고 늘 말했다.

격랑의 역사 한복판에 끼인 그녀의 눈으로 본 한국과 일본. 역사의 앙금이 남아 있는 양국 관계 속에서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부부의 고난을 회고록에 담았다.

구(舊)황실 재산 몰수에 따른 조선 황실의 몰락과 영친왕의 생모 엄비가 세운 숙명여대를 데모로 포기하게 된 사연 등 왕가 재산을 둘러싼 증언도 실렸다.

이밖에도 윤비, 덕혜옹주, 요절한 이우에 대한 증언과 아들 이구의 한국생활 부적응에 대한 안타까움 등 회고록이 아니면 풀어놓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엮은이 김정희씨는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시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영친왕 부부의 파란만장한 일생은 우리 민족 근세 수난사의 일부이며 미래의 한국인과 한·일 관계에 던지는 소리 없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강용자 지음- 김정희 엮음. 지식공작소. 406쪽.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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