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데이먼 ‘엘리시움’, 서기 2154년 또 다른 지구를 꿈꾸다

입력 2013-08-1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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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움'의 맷 데이먼(사진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지난 2009년, 영화 ‘디스트릭트9’을 통해 SF블록버스터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닐 블롬캠프 감독이 4년 만에 영화 ‘엘리시움’을 들고 돌아왔다. ‘엘리시움’의 시계는 서기 2154년을 가리키고 있다. 지구는 버려졌고, 가까운 우주에는 선택 받은 1%의 사람들이 가난, 질병, 전쟁 없이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영화는 엘리시움의 모습과 지구의 모습을 극명하게 대립시킨다. 엘리시움은 푸르른 녹음이 우거져 있고, 깨끗한 공기와 물이 흐르고 있다. 잘 짜여진 주택가에는 수영장이 있고, 로봇이 시중을 들고 있다. 몸이 아프면 어떠한 병이라도 금방 치유할 수 있는 신기한 의료 기기가 있어 질병에 대한 걱정도 없다.

지구는 황폐화됐다. LA는 과거의 찬란했던 대도시의 영광을 뒤로 하고 흙먼지가 가득하다. 사람들은 여전히 이기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서로 투쟁하고 있으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에게 인권을 박탈당했다.

흑과 백처럼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이미지를 통해 작품의 주제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닐 블롬캠프 감독은 초호화 우주도시 엘리시움은 청정한 자연을 유지하고 있는 캐나다의 벤쿠버로, 황폐해진 지구는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 시티로 로케이션을 확정하고, 총 90일에 걸쳐 촬영했다.

▲'엘리시움'(사진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엘리시움과 지구의 극명한 대비는 우리 사회 빈부격차를 가장 단적으로 표현해주며 인간의 본성을 꼬집는다. 사회의 계급화는 시대를 불문하고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지키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 사이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인류의 숙명이다.

인류가 두 개의 지구에 나뉘어 사는 때 맥스(맷 데이먼)는 어릴 때부터 엘리시움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막대한 돈이 필요했고, 허가되지 않은 출입은 결코 용납되지 않았다. 사회 비판적으로 삶을 살아가던 맥스는 생산 공장에서 일하던 중 치명적인 방사선에 노출돼 5일 밖에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살 길은 단 하나, 엘리시움에 가서 치료받는 길이었고 맥스는 인생을 건 도전에 나선다.

본 시리즈를 통해 국내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맷 데이먼은 삭발과 타투를 감행하며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본 시리즈에서 보여준 날렵하고 완벽했던 그의 액션은 11kg에 달하는 원격 제어복과 중장비를 통해 다소 둔해졌지만 무게감은 상승했다. ‘엘리시움’의 액션은 거침이 없어 다소 잔인하지만 그래서 사실적이다.

지금으로부터 140년 후 미래 풍경은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다. 초음속으로 지구와 엘리시움을 왕복하는 셔틀은 막연한 공상과학 영화와 달리 구체적이다. 실감나는 우주 횡단 장면과 대기권을 가진 장엄한 엘리시움의 장관은 마치 관객에게 실제 엘리시움에 도착한 듯한 착각을 준다. 반면 황폐화된 지구는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엘리시움'(사진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아쉬운 점도 있다. 영화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설명과 맷 데이먼이 가질 동기부여를 이야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정작 엘리시움에서 진행되는 클라이맥스 장면은 다소 급하게 마무리된 느낌이다. 또 맷 데이먼의 머리에 칩을 꽂고 서로의 뇌에서 뇌로 다운로드가 진행되는 설정은 지나치게 미래 지향적인 것으로 관객들에게 생소함을 준다.

반면 맷 데이먼과 엘리시움의 장관 델라코트 역으로 냉혹한 모습을 보여준 조디 포스터, ‘디스트릭트9’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인 샬토 코플리의 연기는 영화의 부족한 2%를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8월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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