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업계를 이끄는 양대산맥인 보잉의 제임스 맥너니 최고경영자(CEO)와 에어버스의 파브리스 브레지에 CEO가 현지 맞춤형 항공기로 또 한 번 자존심을 건 싸움을 예고했다.
항공업계는 그동안 전 세계 논스톱 운항이 가능한 대형 항공기 개발에 초점을 맞췄지만, 금융위기 이후 지역별 맞춤형 비행기 제작으로 전략을 급선회하기 시작했다고 5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가 보도했다.
맥너니 CEO는 지난 6월 세계 최대 항공전시회인 ‘파리 에어쇼’에서 ‘꿈의 비행기’라고 불리는 드림라이너의 신기종을 선보였다. 그가 새로 선보인 787-10 드림라이너는 기존 모델보다 운항거리를 1800km 줄이고 좌석을 더 늘린 것이 특징이다. 보잉은 최고의 효율성을 자랑하는 이 모델을 통해 아시아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에어버스도 최근 지역별 맞춤형 여객기 제작에 뛰어들었다. 브레지에 CEO는 A330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단거리 모델을 선보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그는 이미 A350의 지역 맞춤 버전인 A350-900의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에어버스가 단거리 모델을 통해 중국과 인도의 국내선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어버스와 보잉의 이러한 움직임이 양사의 자존심 대결임은 물론 동시에 글로벌 경제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포화 단계에 이른 선진국 시장을 넘어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20년간 아시아 항공시장의 성장이 다른 지역을 제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잉은 최근 중국의 전망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글로벌 항공시장이 20년간 매년 5% 성장하고 동남아 등 아시아시장은 최소 6.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잉은 특히 싱가포르에 주목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지난 6월 파리 에어쇼에서 각각 30대의 보잉과 에어버스의 여객기를 주문했다.
영국의 항공분석기관 어센드의 롭 모리스 수석 컨설턴트는 “에어버스의 지역 모델인 A350-900은 선제적인 행보라기 보다는 보잉의 787-10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잉과의 경쟁하기 위한 마케팅적 전략에서 비롯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