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법무장관이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에 임명되면서 잊혀졌던 '초원복집 사건'이 재부상하고 있다.
초원복집 사건은 1992년 12월 14대 대통령 선거를 3일 앞두고 당시 김기춘 법무장관이 박일용 부산지방경찰청장, 이규삼 국가안전기획부 부산지부장 등과 대선 대책회의를 열어 지역감정을 조장한 사건을 말한다.
이들은 당시 민자당 김영삼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지역 감정을 부추기고, 정주영 국민당 후보, 김대중 민주당 후보 등 야당 후보들을 비방하는 내용을 유포시키자는 등 관권 선거와 관련된 대화를 나눴다. 이는 통일국민당 측과 전직 안기부 직원 등이 공모해 감행한 도청을 통해 폭로돼 큰 파문을 일으켰다.
초원복집 회동은 실제로 당시 김영삼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후보 측이 '도청'을 문제삼아 야당을 공격하면서 김영삼 후보에 대한 영남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를 낳은 것.
'초원복집 사건'은 우리 정치 역사상 가장 추악하고 비열한 사건으로 손꼽히며 이를 주도한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박근혜 대통령이 5일 그를 청와대 새 비서실장에 임명했다는 소식에 SNS에서는 '초원복집 사건'이 급속히 확산, 이번 그의 인사는 야당과 여론의 강한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서는 "김기춘과 복국의 추억(아이디 @dAILY****)", "저도에 휴가 가 바닷가 모래에 낙서하면서 구상한 것이 김기춘의 부활, 대단하군요(@itll)", "7인회 중 그나마 김기춘은 젊은 피네.(@bijeong**)", "김기춘 등장으로 꽃보다 할배 싫어질라카네(@sads****)", "김기춘에 의해 부활한 초원복집 사건이란(@suna**)" 등의 글을 올리며 반감을 표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5일 허태열 비서실장을 경질하고 후임에 검찰총장과 법무장관,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기춘 씨를 임명했다.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은 1939년 생으로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나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지냈고, 15,16,17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