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견 고려포리머 회장의 판정승으로 보였던 에스비엠 경영권 분쟁 구도가 복잡해 졌다. 기웅정보통신이라는 강력한 다크호스의 출현 때문이다.
기웅정보통신은 지난 24일 에스비엠 주식 508만7740주(34.28%)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기웅정보통신은 효성그룹의 계열사인 노틸러스효성의 계열사였다. 지난 5월 효성 계열에서 분리돼 독립했다. 금융 서비스가 주업종인 만큼 위폐 감별인식기 제조업체인 에스비엠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이 이번 주식 인수의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고려포리머다. 정리매매 마지막 날인 23일에도 장내매수를 통해 47만9492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또 특별관계자에 온누리투어(26만6186주, 지분율 1.79%)가 가세하면서 기존 사이언스에듀와 함께 2인으로 늘었다. 고려포리머 외 특별관계자 2인의 보유주식은 545만5388주, 지분율은 36.76%가 됐다. 기웅정보통신과 비교하면 보유주식은 36만7648주, 지분율로 따지면 2.48%가 여전히 앞선다.
하지만 격차가 미미한 수준인 만큼 합종연횡에 따라 언제든 최대주주 지위가 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다. 사사건건 고려포리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소액주주연대의 행보도 에스비엠 경영권 분쟁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에스비엠은 국내 위폐감별기 1위 기업으로 지난 연말 기준으로 잉여금만 487억원에 달하는 알짜 회사다. 하지만 연초 발생한 전 경영진의 289억원 규모의 배임·횡령으로 순식간에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 감사범위가 제한되고 기업 존속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24일 상장폐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