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7일 오전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당국간 4차 실무회담에 돌입했다. 앞서 양측은 지난 3차례 회담에서 각자 의견을 담은 합의서 초안을 교환하는 등 기본입장 전달에 주력했다. 이번 4차 회담에서는 각론을 두고 본격적인 이견 조율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부는 북측에 ‘재발방지책’을 요구하며 우리 측 인원의 신변안전과 기업의 투자 자산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보완, 공단 국제화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반면 북한은 ‘조속한 재가동’을 주장하며 재발방지책 요구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공단 가동 중단의 원인을 우리 탓으로 돌렸다.
이렇게 남북 간 입장차가 큰 상황에서 이번 회담은 공단 가동 중단 사태의 장기화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는 “서두를 것 없다”는 기조 하에 개성공단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실무회담이 장기전으로 접어들거나 당장 빈손으로 끝나더라도 ‘대북 원칙’ 을 지키겠단 것이다. 북한도 정치적 측면에서 우리 측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4차 회담의 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기적으로도 녹록치 않다. 북측의 전승절(27일·정전협정 체결일)과 8월에는 한국과 미국의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PG) 연습’이 있다. 북측이 한미군사 훈련 등을 공단 중단의 빌미로 삼았던 만큼 이달 말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공단 정상화는 더 요원해질 수 있다.
하지만 3차 회담에서 합의서를 교환하는 등 다소 진전된 모습을 보여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가능성도 동시에 나온다. 출발 직전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이날 “남북 간 문제해결을 위한 진지하고 실질적인 협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2·3차 때처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오전 10시부터 열렸으며, 대표단은 3차 회담 때와 같다. 우리 측에선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을 수석대표로 홍진석·허진봉 통일부 과장이, 북측에선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총국 부총국장을 수석대표로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참사와 원용희 등 3명이 대표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