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온전한 연기와 재능, 열정을 무대에서 볼 수 있다.”
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 열린 프레스 리허설에서 뮤지컬 ‘시카고’의 매력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배우 최정원의 답변이다. ‘시카고’는 지난 6일 개막해 오는 8월 31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이는 어느 때보다 라이선스 초연 작품, 창작 초연 작품, 라이선스 내한 작품 등 풍성한 하반기 뮤지컬 라인업의 신호탄이 됐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작품들이 ‘시카고’와 같은 라이선스 재연 작이다. 지난 6월 30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종연한 뮤지컬 ‘잭 더 리퍼’는 오는 7월 16일부터 9월 29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3달여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잭 더 리퍼’는 한국 뮤지컬 최초로 일본 공연의 매진 행진을 이어간 작품답게 국내에서도 팬들에게 호평 받는 작품이다.
이어 선보이는 작품은 말이 필요 없다. ‘엘리자벳’(7월 26일 ~ 9월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 극장)에는 지난해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나란히 남녀 주연상을 받은 옥주현과 김준수가 다시 출연한다.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두 사람의 호흡을 볼 수 있는 것만 해도 기대되는 작품이다. 두 사람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날은 단 3일(8월 18일, 25일, 29일)이니 유의해야 한다.
라이선스 초연 작품들도 관심이 뜨겁다. ‘하이스쿨 뮤지컬’(7월 2일 ~ 9월 1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은 동명의 TV 영화(2006)를 뮤지컬화했다. ‘지킬 앤 하이드’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 혼이 작곡에 참여한 ‘스칼렛 핌퍼넬’(7월 6일 ~ 9월 8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은 이미 관객을 찾았다. 이어 11월 26일부터 2014년 6월까지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고스트’는 우리나라에서 입석 관객까지 만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사랑과 영혼’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이처럼 하반기에 라이선스 초연이 많다는 지적에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은 “위험 부담이 있는 라이선스 초연작이 많아진다는 것은 시장이 활기를 띤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내한공연 중 초연작이 많은 것도 하반기 뮤지컬계의 한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주목해야 하는 작품으로 ‘애비뉴Q’(8월 23일 ~ 10월 6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를 꼽았다.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원종원 교수는 “그동안 뮤지컬계의 소재들이 천편일률적”이라면서 “커밍아웃하는 인형, 야동만 밝히는 인형 등의 소재는 참신하고 기발하다”며 ‘애비뉴Q’의 재미 요소라고 말했다. ‘애비뉴Q’는 다소 성적인 내용으로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이 밖에도 그림자 퍼포먼스를 선사하는 ‘쉐도우랜드’(8월 21일 ~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 록밴드 그린데이의 음악으로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9월 5일 ~ 22일, 블루스퀘어)이 라이선스 내한 초연작의 행렬을 이어간다.
‘해를 품은 달’(7월 6일 ~ 3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을 시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라인업도 시선을 끈다. ‘미스터 온조’(7월 26일 ~ 9월 1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는 고구려 주몽의 세번째 아들 온조의 이야기를 뮤지컬화했다. 영화 ‘친구’의 뮤지컬 작품 ‘친구’도 11월 중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 오른다. 고(故) 김광석의 곡들로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 ‘디셈버’(가제)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2월 14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초연된다.
인터파크 공연홍보담당 김선경 과장은 “항상 새로운 작품은 생겨나지만, 특히 올 하반기는 라이선스와 창작 뮤지컬의 초연들 중 챙겨봐야 할 작품이 많다”고 풍성한 하반기 뮤지컬계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