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7시45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길목에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모였다.
개성공단 설비·시설 점검을 위해 99일만의 방북을 위해서다. 남북출입사무소는 현장을 취재하기 위한 수십명의 내외신 취재진과 입주기업인들, 그리고 남북 후속 실무회담 관계자들로 붐볐다. 자리를 잡지 못한 일부 사진, 카메라 기자들은 2층 난관 밖으로 카메라를 내밀었다.
이날 김학권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기계·전자·금속 분야 62개 업체당 1명씩 참가했다. 입주기업인들은 카메라 플래시 세례 아래 긴장된 표정과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설렘이 교차한 표정이었다.
방북하기 전, 사물함에 휴대폰과 지갑을 넣고 있는 서현상 만선 대표를 만났다. 그는 “개성공단을 방문하게 돼 좋기도 하지만, 기계설비 부식과 쌓아놓은 제품의 상태가 걱정된다”며 방북 소감을 밝혔다.
서 대표는 8시30분부터 시작되는 방북교육을 받기 위해 서둘러 버스로 향했다. 그는 걸어가는 내내 취재진에게 “공장시설을 먼저 둘러봐야 한다”는 말을 강조했다.
뒤이어 김학권 위원장이 나타났다. 그는 취재진에 둘러싸여 “남겨둔 자식을 만나러 가는 심정”이라며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90일 이상 장비를 그대로 방치해 습도 등으로 기계 센서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부품을 교체해야 할지 정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주기업 123개사는 10일과 11일 이틀간 공단을 방문해 설비 상태를 확인하는 등 재가동 준비에 필요한 사항을 파악할 예정이다. 또 현지에 조립식으로 지어진 공장들이 많아서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공장 누수 여부도 집중 점검될 전망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설비를 유지·보수하는데 빠르면 15일, 길면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