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휴대폰·TV·메모리 반도체 등 각 부문 1등 사업의 DNA를 신사업에 전파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기와 바이오 등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의료기기 등 신규사업은 기반을 확고히 구축, 조기에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삼성 의료기기와 바이오 사업은 꽃을 피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는 산모 뱃속 태아의 건강상태와 기형 가능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5D(5차원) 초음파 의료기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2010년 출시한 혈액검사기가 있으며, 2012년에는 프리미엄 디지털 엑스선 ‘XGEO’ 시리즈를 본격 출시해 의료기기 사업 분야의 제품 라인업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2010년 엑스레이 업체인 ‘레이’와 초음파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했다.
지난 1월에는 소형 컴퓨터 단층촬영(CT) 기기를 만드는 미국의 뉴로로지카도 인수했다. 최근에는 고부가가치 의료장비인 자기공명영상(MRI) 업체 인수합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의료기기 사업은 ‘엑스레이-초음파-MRI’라는 풀 라인업을 갖추는 것이 필수다. 대형병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들 3가지 장비를 솔루션과 함께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바이오 사업도 다음 달부터 본궤도에 오른다.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처럼 의약품을 위탁생산(CMO)하는 역할을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말 바이오 의약품 생산 준비를 마무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CMO 파트너를 찾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부 파트너 외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5% 출자해 설립한 연구 담당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도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로써 삼성 바이오사업은 바이오로직스 회사 설립을 발표한 2011년 4월 이후 2년 반 만에 본격 가동을 앞두게 됐다. 지난 2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제약회사인 머크와 현재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및 암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마케팅 제휴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제품을 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고 머크는 전 세계 유통망을 이용해 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하는 구조다.
한편,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제조 판매되고 있는 의약품과 임상적으로 비교 동등성이 입증된 생물의약품을 뜻한다.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과 거의 같은 효과를 내는 일종의 복제약이다. 개발비용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개발기간도 절반 수준이지만 성공률은 10배가량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