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돌아왔다. 과도한 노출과 자극적 안무 대신 순간의 눈빛과 손짓 하나로 남성들의 마음을 움직이던 가수 아이비(31)는 더욱 고혹적인 매력으로 무장했다. 기대 속의 새 미니앨범 ‘아이 댄스(I DANCE)’가 13일 베일을 벗었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4월 발표했던 ‘인터뷰 파트1’ 이후 1년 2개월, 댄스곡으로는 4년 만이다. 새로운 앨범을 들고 나오기까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마음에 드는 곡이 안 나오더라고요. 클래식한 느낌을 원했는데 너무 트렌디한 음악만 들어와서 계속 기다렸어요. 그러다 만난 곡이 ‘아이 댄스’예요.”
이미 알려진 것처럼 ‘아이 댄스’는 데뷔곡 ‘오늘밤 일’을 탄생시킨 프로듀서 박진영의 작품이다. 탱고, 힙합, 일렉트로닉의 세 장르가 결합된 이 곡은 걸그룹 원더걸스 멤버 유빈이 랩피처링을 맡아 더욱 화제를 모았다.
“누구 곡인 줄 모르고 ‘아이 댄스’를 접했는데 듣자마자 박진영씨 작품이란 걸 알아챘어요. 곡을 받고 나서는 정말 타이트하게 진행했어요. 박진영씨가 믹싱·마스터링은 꼭 미국에서 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하고, 안무도 미국에 맡기고, 쉴 틈 없이 연습하고…. 그러다 드디어 완성됐답니다.”
‘아이 댄스’를 통해 아이비는 도전이 아닌 안정을 택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대중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기보다는 가장 자신 있는 모습을 극대화하기로 한 것이다. 덕분에 ‘아이 댄스’ 퍼포먼스는 아이비만이 할 수 있는 형태로 완성됐지만 변신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저 역시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에요. 여러 가지 해 보고 싶은 게 많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잘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구분이 확실해요. 제게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이 있으니까요.”
최근 아이비는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에 출연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트레이드 마크인 섹시한 매력부터 망가지는 모습도 서슴지 않는 엽기적 마력까지, 자신의 전부를 보여줬다.
“원래 엽기적이고 망가지는 걸 좋아했는데 그걸 펼칠 프로그램이 없었어요. 마침 제안이 들어와서 흔쾌히 승낙했죠. 전 골룸 분장이 탐났는데 오히려 주변에서 ‘그건 도저히 안 된다’며 말리더라고요.”
벌써 데뷔 9년차인 아이비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우여곡절이 많았다. 스캔들, 이전 소속사와의 분쟁 등 많은 사람들의 공격을 받았을 때는 가수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가수란 목표밖에 없었기에 다른 꿈이나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커리어가 무너지면서 제 삶이 망가진 것처럼 느껴졌어요. 좋아하는 일을 즐기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면 되는데 그걸 몰랐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신이 나에게 주신 운명이란 생각으로 받아들이게 됐어요. 커리어에 상처 입었을 뿐 인생이 끝난 건 아니라고 마음을 다잡았죠. 이제 건강하게 활동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