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경찰이 이스탄불 탁심광장에서 바리케이드를 친 반정부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이번 사태가 더욱 격화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에서는 경찰의 기습 진압에 저항한 대규모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져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현지매체는 전했다.
이번 진압으로 12일에 있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시위대 일부 그룹 대표의 회담에 거는 기대도 약해졌다.
정부는 예정대로 만나겠다고 밝혔으나 시위대 대표의 참석 여부가 불투명해져 회담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희박해졌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터키의 한 시위자는 “시위대와 만나겠다고 발표한 다음 날 기습진압을 강행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며 “총리는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비난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이자율 로비’와 ‘마지널그룹’ 등의 발언을 되풀이하며 사태 악화의 원인을 외부 탓으로 돌렸다.
마지널그룹은 공산당과 노동당 미국대사관 관사 등에서 폭탄테러를 한 ‘혁명민족해방전선’(DHKP-C) 등을 지칭하는데 마지널그룹의 과격행동을 언급해 경찰 진압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라는 평가다.
에르도안 총리는 또 여러 차례 연설에서 이자율 로비를 엄중히 경고했다. 최근 터키 리라화 가치의 급락과 주식시장 폭락은 터키 경제를 해치려는 이자율 로비 세력들의 소행이라는 총리는 거듭 주장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해부터 고금리가 서민에 부담을 준다면서 실질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높은 이자율을 원하는 자본시장 투기세력의 반발을 ‘이자율 로비’로 명명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아울러 “민주적 요구에는 열려 있으나 불법은 엄중히 처단할 것”이라며 명분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