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일자리 로드맵이 공개됐다.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총 238만개 일자리(연 47만6000개) 창출을 위해 34개의 법률을 제·개정하고 13개 부처의 136개 실천 과제 추진 및 200시간의 실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한다.
4일 정부는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를 통해 국민행복시대와 중산층 70% 달성을 위한 핵심과제 ‘고용률 70%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에서 무엇보다 ‘고용 패러다임’의 혁신을 강조했다. 고용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과 남성가장의 장시간 근로에 의존한 근로문화 등으로는 정체된 고용률을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일 보고서에서 “고용률 70%는 현재 한국 경제 고용 창출력으로는 매년 8%대 경제성장을 이뤄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간제 일자리 앞세워 고용 패러다임 바꾼다
정부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내세워 문제가 됐던 장시간 근로시간을 개선하고 고용률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올해 149만개인 시간제 일자리는 2017년 242만개로 늘리고 연간 근로시간은 올해 2092시간에서 2017년 1900시간까지 단축한다.
정부가 제시하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개인의 자발적 수요(학업, 육아, 점진적 퇴직 등) △차별이 없는 일자리 △기본적 근로조건 보장(최저임금, 4대보험 등) △고용이 안정되는 일자리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내년부터 공무원 7급에 해당하는 ‘시간제 일반직 공무원’(경력경쟁채용) 채용하기 위해 수요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 신규직제정원 및 즉시도입가능 직무를 시간제로 전환하며, ‘시간제 교사 채용’의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민간부문은 △생애주기에 따라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보장하고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 기업은 세제 및 사회보험료를 한시적으로 지원하며 △육아휴직(1년)에 추가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1년)’를 활용하도록 하고 △육아휴직 대체인력을 시간제로 활용시 2명까지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정책을 제시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시간제 일자리는 공공부문이 선도하고 민간은 세제와 사회보험료 등을 통해 관행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비용을 절감시키고자 한다”며 “근로시간이 감소하면 근로시간 단축 청구도 활성화 되고 시간제 일자리 수요도 늘어난다. 그때까지 공무원이 시범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조경제 통한 일자리 확대, 취업취약계층 지원 강화
정부는 기업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유인책을 편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 창조적 아이디어가 사업화 될 수 있도록 ‘기술 창업 인큐베이팅’ 지원책을 내놓았다. 또 유사·중복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통합·개편하는 내용의 ‘중소기업 예산 사전분석 및 조정제도’를 내년부터 실시한다.
경력단절 여성과 청년, 중·장년층 등 취업취약계층을 위한 정책도 제시됐다. 정부는 근로빈곤층이 고용-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내일행복지원단 등 통합창구’(Gateway)를 설치할 계획이다.
경력단절 여성을 위해 만 9세까지 육아휴직을 허용한다. 출산휴가 시 육아휴직까지 일괄 신청하는 ‘자동 육아휴직’관행을 정착시키고 임신·출산 육아휴직 여성의 퇴사가 많은 기업은 집중 감독한다. 육아휴직 대체인력 통합뱅크(대체인력 DB)를 확대하고 직장 어린이집 설치 기준도 완화한다. 특히 국공립 어린이집은 2017년 전체 보육아동의 30% 수준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청년과 중소기업간 인력미스매치의 구조적 해소를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한국형 도제제도인 ‘일·학습 Dual 시스템’을 도입하고 근로장학금 및 중소기업 희망사다리 장학금을 확대한다. 중·장년층을 위한 ‘정년연장지원금’을 시행해 60세 정년제 조기도입을 꾀한다. 또 50세 이상 장년층의 근로시간 단축청구권을 도입해 퇴직이후를 대비하도록 한다.
이 밖에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징벌적 금전보상제를 도입한다. 상시·지속적 업무의 정규직 고용관행을 정착하고 불법파견도 근절에 나선다. 특수형태업무 종사자를 위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적정 최저임금 수준의 로드맵을 마련한다.
한편 정부는 이번 로드맵을 통해 올해와 내년 정책 인프라·법·제도 구축 등 기반조성을 다져 2015년 이후 고용률 증가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시간제 일자리는 전체 증가 일자리의 38.7%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성은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중심으로 고용률이 크게 증가하고, 청년 또한 남녀 모두 7.3%포인트 이상 큰 폭의 고용률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1차년도의 큰 틀에서의 로드맵을 만들었고 연차적인 롤링플랜으로 가져가게 될 것”이라며 “일자리 늘리기, 지키기, 올리기 정책이나 프로그램들은 사회적 일자리 협약을 관계부처들이 합동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