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채용 트렌드는 ‘탈스펙’으로 바뀌고 있다. 대기업들은 오디션 면접과 적성검사 폐지, 학력 기재란 삭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탈스펙을 주도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정말 학력 등의 스펙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을까?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기업 인사담당자 2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인사담당자의 66.9%가 신입사원을 뽑을 때 학력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인사 담당자 10명 중 6명 이상은 아직 지원자의 최종학력을 채용 과정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은 채용 트렌드가 완전한‘탈스펙’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업무에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학력으로 ‘학사’(55.8%)를 꼽았다. 하지만 학사에 이어 42.7%가 ‘고졸’이라고 답해 완전하진 않지만 경직된 채용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석사’와 ‘박사’가 업무에 적당하다고 응답한 인사담당자는 각각 1.2%, 0.4%밖에 되지 않았다.
채용 때 학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인사담당자는 그 이유로 ‘일을 잘할 것 같아서’(26.7%)와 ‘실무와 학력이 관계가 없어서’(23.3%)가 1·2위를 차지했다. 이어 ‘학력이 높은 지원자는 연봉을 높게 요구해서’(20.9%) ‘조직에 잘 적응할 것 같아서’(17.4%) ‘현 정부의 채용 트렌드를 반영해서’(7.0%) ‘기타’(4.7%)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인사담당자는 학력을 고려하지 않고 채용한 직원의 업무 성과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6.7%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실제 학력과 업무 성과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은 것이 증명된 것이다.
인크루트 임경현 서비스운영본부장은 “주요기업의 최종학력이 고졸로 낮아지면서 탈스펙 트렌드가 조금씩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올해 하반기를 준비하는 구직자는 여름방학 기간에 개인의 적성을 고려한 직종·업종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