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올 들어 5월말 현재까지 역외탈세자 83건을 조사해 총 4798억원을 추징하고 현재 45건을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국세청은 이날 오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의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세금을 탈루한 역외탈세혐의자 23명에 대한 일제 세무조사에도 착수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적발하거나 조사에 착수한 조세피난처 역외탈세 사례를 공개했다.
◇페이퍼컴퍼니 이용한 해외 소득 은닉 = 중국과 동남아 현지에 생산공장을 설립한 사주 A씨는 중국 현지공장이 해외거래처 수출로 얻은 이익을 지주회사로 연결된 홍콩의 페이퍼컴퍼니에 배당했다. A씨는 배당소득을 해외비밀계좌에 숨기고 신고하지 않았다.
A씨는 또 동남아 현지 생산공장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페이퍼컴퍼니를 우회해 수출하도록 사업구조를 설계했다. A씨는 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받은 무역 소득도 같은 해외비밀계좌에 은닉하고 신고를 누락했다.
국세청은 A씨에게 소득세 299억원을 추징하고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과태료 20억원을 부과했다.
◇해외 급여·배당소득 신고 누락해 비자금 조성 = 전자부품 도매회사의 사주 B씨는 경과세국인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B씨의 회사는 싱가포르 현지법인에 소득을 이전했고 B씨는 현지법인으로부터 거액의 급여와 배당소득을 해외 계좌로 챙겨 종합소득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여기에 싱가포르 현지법인과 B씨의 매제가 운영하는 개인업체는 가공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고, B씨는 이 비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 국세청은 B씨가 사주로 있는 법인에 법인세 등 71억원을 추징하고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과태료 11억4000만원을 부과했다.
◇거래처로부터 받을 수수료 신고누락·해외금융계좌 미신고 = 화학제품을 수입중개하는 회사의 사주 C씨는 스위스에 은행계좌를 개설한 뒤 해외거래처로부터 받을 중계수수료를 스위스 은행 사주의 계좌로 우회 수취했다. C씨는 이 가운데 일부만 국내에서 수취하는 방법으로 법인세 등을 신고 누락했다.
C씨는 또 스위스계좌에 은닉한 자금으로 해외 고가부동산을 취득하고 해외금융계좌 신고도 하지 않았다. C씨는 은닉자금 일부는 비거주자로 위장해 국내로 반입하고 국내 부동산 취득에 사용했다.
◇페이퍼컴퍼니 명의 금융상품 투자수익 은닉 = 금융투자업을 하는 회사의 사주 D씨는 홍콩의 법인설립 대행회사를 통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 D씨의 회사는 이 페이퍼컴퍼니에 수억원을 송금하고 국내외 금융상품에 우회 투자해 투자수익 수백억을 남겼다.
하지만 D씨는 투자원금만 회수하고 관련 소득은 신고누락했다. 투자수익도 홍콩 등 해외계좌에 은닉했으며 해외금융계좌 신고 역시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