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시중은행이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개인회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의 골프리조트 건설 사업에 사모사채 인수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당 사채는 CJ그룹의 전직 재무팀장이 경찰수사를 받은 지난 2008년에 만기를 1년이나 앞두고 상환되는 등 이재현 회장 개인회사에 대한 투자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씨앤아이레산업은 현재 CJ그룹 비자금 혐의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대상이 되고 있는 기업이다. 회사의 지분은 이재현 회장과 이 회장의 두자녀가 모두 보유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지난 2007년 3월 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는 사모방식으로 만기 2009년 3월과 연이자율 6.69%로 발행됐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지난 2007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사모 방식의 회사채는 액면발행되었으며 전액 시중은행이 인수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의 2008년 감사보고서상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회사채는 만기를 1년을 앞두고 전액 상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상환자금을 이재현 회장이 제공한 담보물로 마련했다. 회사는 이재현 회장이 제공한 그룹 지주사인 CJ 주식 60만주를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에서 100억원을 빌렸다. 특이한 점은 회사채 발행 이자보다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 만기를 1년 앞둔 2008년에 회사채가 조기에 상환됐다는 것이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이재현 회장이 보유한 주식으로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100억원의 연이자율은 8.10%다.
사모사채는 발행자가 공개모집의 형식을 취하지 않고, 특정 보험회사와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과 직접 접촉해 발행증권을 인수시키는 형태를 취하는 회사채를 말한다. 또 발행할 때는 보통 담보에 대해 엄격한 조건이 필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씨앤아이레저산업 사모사채는 회사 감사보고서에 별도의 담보제공 사실 등을 명시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무담보 발행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검찰이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설립이후 자금흐름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해당 은행의 투자배경이 새로운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해당 은행이 사모사채에 자체 자금으로 직접 투자한 것인지 별도의 투자자에게 유통시키기 위한 인수 과정이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이에 대해 해당 은행 관계자는 “씨앤아이레저산업와 거래관계 기록을 확인할 수 없다”며 “사모사채 인수 부분도 모르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CJ그룹 수사와 관련해 지난 2007년 당시 이재현 회장의 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모 전 그룹 재무팀장이 이재현 회장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편지에는 ‘그때 말씀하신 국내 기타자산은…’’투자건은 잘 추진하고 있습니다’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