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은 개발제한구역 등 도시 외곽에 건설됐던 보금자리주택과 달리 도심의 철도부지와 유수지에 들어선다. 즉 자투리 땅을 활용해 주택을 건설하는 만큼 주택을 보다 싼값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행복주택이 건설되면 이 부지들이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인 소음 및 진동, 악취 등으로 인한 민원이 빗발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런 문제를 잡기 위해 최신 기술이 적용되다 보면 공사비가 올라가게 돼 반값 임대아파트 실현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우선 국토교통부는 철도부지의 소음이나 진동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창섭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은 20일 시범지구 발표현장에서 “철도부지를 활용한 국내 양천아파트의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음 및 진동에 대한 불만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근 방음기술을 적용하면 충분히 편안한 거주 요건을 충족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또 선로 위는 데크를 씌워 공원 및 오픈 스페이스로 조성함으로써 소음·진동을 최소화하고, 주택은 다른 유휴부지에 주로 건설함으로써 양호한 주거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교통 혼잡에 대해서는 대규모의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대신 보행 접근로나 자건거길을 통해 인접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유수지의 경우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악취 문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최근 개발된 악취제거 기술을 적용하고 주민체육시설 등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입장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 이 땅들이 버려진 데는 이유가 있다”며 “소음·진동·악취 문제를 기술적으로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령 최신기술이 적용돼 이런 문제점들을 잡는다 해도 특수공법이 적용되면 그만큼 공사비가 올라가고 행복주택의 임대료 수준도 올라갈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