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제트 현상을 일으켜 모형 선박을 폭발시키는 수중실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신영식 교수 연구팀은 지난 9일 충남 당진의 한 채석장에서 폭약의 수중폭발로 인한 충격이 선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진 이번 실험에서는 국내 최초로 실제 배를 폭발시키는 모의실험이 이뤄졌다. 처음 시작된 지난해에는 시뮬레이션으로 얻은 데이터를 통해 수중충격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버블제트에 의한 배의 손상 실험은 세로 8.4m, 가로 0.68m, 무게 350㎏의 알루미늄 재질 모형 선박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이 물 속 1.5m 아래에서 1㎏의 폭약을 폭발시키자 순식간에 30m높이의 물기둥이 치솟으면서 선박을 타격해 산산조각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천안함 폭침 사건도 공진과 버블제트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천안함 함정이 가진 1㎐의 고유진동수와 물 아래 5~6m 깊이의 어뢰 탄두에 실린 450㎏ 무게의 폭약이 일으킨 진동이 일치하면서 파괴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물 속에서 순식간에 발생하는 가스 버블에 의해 엄청난 압력의 팽창과 수축이 반복되면서 배가 두 동강 나는 것이다. 물 위로 물기둥이 솟구치는 버블제트(Bubble Jet) 현상이다.
버블제트 실험에 앞서 실시된 휘핑(whipping) 실험은 배를 물에 띄운 상태에서 폭약의 양과 폭약과 배의 거리를 바꿔가며 수중에서 폭약을 폭발시키며 진행됐다.
모형 선박은 바로 아래 3m 깊이 물 속에 있는 0.2㎏의 약한 폭약에도 위태로울 정도로 크게 요동쳤다.
역시 배의 고유진동수와 가스 버블의 주기가 비슷해지면서 진폭이 커지고 에너지가 증가하는 공진현상 때문이다.
초속 53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된 미국 타코마 다리가 1940년 초속 19m의 약한 바람에 무너진 이유도 바람이 다리에 부딪히면서 생긴 와류의 진동과 다리의 고유 진동이 일치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해군과 협의해 폐 해군함정 등을 이용한 실제 폭발 실험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