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5일 정부의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의를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하고 박근혜정부와 상대해야 하는지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북측의 개성공단 담당 실무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호가 참가한 가운데 동해 상에서 실시된 한미 해상훈련을 거론하며 "현 정권을 상대해야 하겠는지, 상대해야 해결될 것이 있겠는지를 우리는 지금 심중히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개성공단과 관련해 북측에 대화 제의를 지시한 국무회의의 발언 내용을 언급, "공단 사태와 관련한 책임을 모면하고 여론을 오도하기 위한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의 이같은 반응은 정부가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개성공단 현지에 보관중인 우리측 입주기업의 원부자재와 완제품 반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대변인은 "남측이 진정으로 개성공업지구사업을 정상화할 의향이 있다면 근본문제를 푸는 데로 나서야 한다"며 "우리에 대한 도발적인 망발과 대결망동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변인은 이어 "개성공업지구 전망과 금후 북남관계 향방은 전적으로 남측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북한이 이날 일단 정부의 회담 제의를 거부함에 따라 개성공단의 잠정폐쇄 상황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공단 입주기업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과 관련, "우리 측은 지난 5월 3일 남측 잔류인원들이 개성공업지구에서 전부 철수할 때에 공업지구 하부구조 대상의 정상 유지관리를 위한 관계자의 출입과 입주기업가들의 방문 및 물자반출을 허용해줄 의사를 표명했다"며 일정까지 제시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남쪽의 원부자재 반출 요구 등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무마해보려는 '국면전환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지난 3일 원부자재 반출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일정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특히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회담 제의를 지시하며 개성공단의 국제화와 안전장치 보장 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우리에 대한 또하나의 도발적 망발"이라며 "회담을 제의하려면 초보적인 예의라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회담 제의를 진정으로 개성공업지구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에서 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라며 "(남측에) 문제 해결을 위한 성의있는 자세는 꼬물만치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