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vs 롯데면세점 "싱가포르서 한판 붙는다"

입력 2013-05-15 19:18 수정 2013-05-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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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해외 면세점 사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면세점 사업은 호텔신라와 호텔롯데의 주요 사업부문이다. 호텔 매출 중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국내 면세점 신규 진출 시 대기업 제한 등에 발목이 잡히자 해외 공항 입찰에 적극 참여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는 지난 4월 미국 괌 국제공항 입찰에서 면세점 독점 운영권을 따냈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와 함께 세계 최대 면세점 업체인 DFS와 경쟁해서 승리를 쟁취한 셈이다.

이 대표는 괌을 직접 방문해 괌 상공인, 지역 대표 등을 만나며 롯데면세점 현황과 운영 노하우, 한류마케팅, 상품 유치 능력 등을 적극 강조한 결과 성공을 거뒀다.

롯데면세점은 2022년까지 앞으로 10년간 괌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게 됐다. 10년 간 예상 매출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괌공항 면세점 면적은 2250㎡(약 680평)로 향수, 화장품, 패션 잡화, 시계, 주류, 담배 등 모든 품목을 취급한다. 올 8월이나 9월 경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하타공항점에 국내 업계 최초로 진출했다. 이어 5월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제2터미널 토산품 매장, 11월에는 제1터미널 잡화 매장 사업권을 획득했다. 6월에는 자카르타 시내 면세점도 문을 연다.

이 대표는 “롯데면세점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한류 스타 마케팅으로 괌 공항 면세점을 인도네시아에 이어 성공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의 판로 개척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역시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이 사장은 정기주총에서 “면세 유통 사업의 지속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6일에는 삼성일가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자 미국 면세점 사업에도 도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 2011년 인천공항 신라면세점에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입점시키며 파워를 입증한 바 있어 이 사장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그룹 회장을 수차례 만나는 등 적극적인 시도 끝에 루이비통 세계 최초 공항 면세점 매장을 유치해냈다.

현재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공항 내 제3터미널에 보테가베네타, 프라다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신공항청사가 완공되는 하반기 중 2개 화장품 매장을 추가로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와 신라의 해외 진출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홍콩 첵랍콕공항, 미국 LA국제공항 면세점 사업 입찰에서 탈락했고 방콕 제2 국제공항인 돈므앙공항 면세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도 킹파워면세점에 고배를 마셨다.

이번 달 발리공항 면세점까지 연이어 실패하자 두 기업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대규모 사업권 입찰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권은 주류와 담배, 향수와 화장품 매장에 대한 것으로 면세점 사업 중에서도 핵심 영역이다. 사업권을 획득하는 업체는 창이공항 제1, 2, 3 터미널과 2017년 문을 여는 제4터미널에서 5년 동안 사업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창이공항은 인천국제공항, 첵랍콕공항과 함께 아시아 3대 허브 공항 중 하나로 손꼽힌다. 면세점 매출 역시 2011년 기준 10억달러로 인천공항과 두바이공항에 이은 세계 3번째 규모다. 업계는 창이공항 운영권 향방에 따라 글로벌 면세점 순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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