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 뒤치락’ 승자는 에어버스 - 파브리스 브레지에 에어버스 CEO
파브리스 브레지에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올해 경쟁사 보잉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브레지에 CEO의 선전포고가 벌써 먹혀든 것일까. 에어버스는 지난 1분기 상품인도 수량뿐 아니라 주문량에서도 보잉을 앞섰다. 에어버스는 또 최근 인도네시아의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로부터 총 184억 유로 규모의 항공기 공급계약을 수주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2011년 말 미국의 보잉이 라이언에어로부터 201대의 항공기를 수주한 것보다 규모가 큰 것이다.
브레지에 CEO는 보잉에 빼앗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시에서 에어버스의 최신형 모델인 A320네오를 조립하는 공장을 짓겠다고 기습 발표해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미국 앨라배마주에 약 6억 달러를 투자해 A320 조립 공장을 건설한다. 에어버스는 오는 2015년부터 A320을 생산해 2018년께는 전체 A320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이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에어버스가 적진이랄 수 있는 미국에 공장을 세우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보잉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미국 시장을 탈환하기 위한 것이다. 에어버스는 보잉과 글로벌 항공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미국 시장의 점유율은 20%에 불과하다.
브레지에 CEO는 “신설될 공장은 에어버스의 미국 대형 여객기 시장 점유율을 현재 20%에서 10년 안에 약 50%까지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787드림라이너’ 시행 착오는 기회 - 제임스 맥너니 보잉 CEO
맥너니 CEO는 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787의 지난 3개월간의 운항 정지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새로운 모델을 개발할 때는 전 세계적인 규모에서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787은 개발과 생산단계에서 세계 8개국의 여러 업체가 국제적으로 분업하는 체제를 시도했다. 이는 정치적 이유에서 분업을 실시했던 에어버스가 오히려 생산 효율 면에서 좋은 성과를 보인 것을 배운 것이다.
그러나 개발 단계에서 이를 총괄적으로 관리할 책임자를 두지 않아 분업의 이점을 살리지 못했고, 일정이 지연되고 사고 원인 규명도 늦어졌다고 맥너니 CEO는 반성했다.
맥너니 CEO는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18년간 몸담으면서 제프리 이멜트와 더불어 잭 웰치의 후계자 경쟁을 하는 위치까지 성장했다. 이멜트에 밀리자 2000년 3M CEO로 자리를 옮겼으며 2005년 당시 CEO였던 해리 스톤사이퍼가 부하직원과의 불륜으로 갑자기 사임하자 구원투수 역할을 맡게 됐다.
그는 CEO 재임 기간 내내 설계 지연과 공급망 불충분 등 온갖 문제를 안고 있던 드림라이너 개발과 생산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787 운항 중단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내놓기도 했다.